야구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두 자릿수 홀드를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SSG 랜더스 좌완 투수 한두솔에게 포기란 없다.
한두솔은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 광주일고 재학 시절 18세 이하 청소년 대표에 뽑힐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2015 신인 드래프트에서 그를 지명한 구단은 없었다.
이후 한두솔은 일본 오샤이 리세이샤 전문대학으로 진학해 야구의 끈을 놓지 않았고, 일본 사회인 야구팀에서도 활약했다. 기회가 왔다. 2018년 KT 위즈로부터 육성선수 입단을 제안받았고, 2018년 5월 정식 선수로 등록되었다. 그러나 1군 등판은 없었다. 퓨처스리그만 전전했다. 45경기(56⅔이닝) 4승 2패 평균자책 4.45의 기록을 남기고 방출됐다.
방출 후 군 문제를 가장 먼저 해결한 한두솔은 2021년 6월 SSG 입단 테스트에 응했다. 실전 공백이 있음에도 테스트를 통과했고, SSG의 일원이 되었다. 물론 단번에 자리를 잡지는 못했다. 2022년 5월 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꿈에 그리던 데뷔전을 치렀지만 당해 시즌 8경기(5⅓이닝) 승패 없이 16.88로 아쉬움을 남겼다. 2023시즌에는 1경기(1이닝) 출전에 그쳤다.
그렇지만 퓨처스리그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2022시즌 28경기(31이닝) 1승 1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 1.74, 2023시즌 40경기(46⅓이닝) 3승 4패 4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 2.72로 호투했다. 가능성을 보였다.
2024시즌 기회가 왔다. 1군에 181일이나 있으며 1군 붙박이 멤버가 된 것. 69경기(59⅓이닝)에 나온 한두솔은 2승 1패 3홀드 평균자책 5.01을 기록했다. 팀 내에서 노경은(77경기), 조병현(76경기)에 이어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SSG도 한두솔의 활약을 인정해 3200만원에서 150% 오른 8000만원의 두둑한 돈을 안겨줬다. 그야말로 인생역전 드라마다.
데뷔 후 첫 풀타임을 시즌 치른 한두솔은 11일 구단을 통해 "작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매 순간 중요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멋모르고 계속 경기에 나가서 던지다가, 어느 순간 머리를 쓰고 생각이 많아졌던 것 같다. 그때 (이)지영 선배님께서 시즌 초반처럼 다른 생각 하지 말고 미트만 보고 던지라고 조언해 주셨고 그래서 좋은 시너지가 나왔다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비로비치 스프링캠프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경헌호 SSG 투수코치는 "두솔이는 작년에 한 시즌을 던져본 경험이 있다. 투구 폼이 와일드하기 때문에 타자들이 대처하기가 조금 까다로울 것 같고 제구적인 부분이 개선이 필요했다. 지금 캠프를 거치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라고 기대했다.
한두솔은 "작년에 송신영 코치님께서 체인지업 그립을 알려주셨다. 경기 때 한두 번 던져 삼진을 잡았었다. 체인지업을 최대한 직구처럼 던지려고 하고 있다. 경헌호 코치님께서 직구와 최대한 똑같이 던져야 타자를 속일 수 있다고 말씀 주셔서 그 부분을 가장 신경 써서 훈련하고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지난 시즌 1군 붙박이 멤버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시즌 목표는 무엇일까.
한두솔은 "두 자릿수 홀드를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내가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한다면 팀이 상위권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작년보다 이닝이나 경기를 더 많이 나가고 싶다. 경기를 나가고 이닝을 많이 던진다는 건 그만큼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목표를 잡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경기에 들어가면 언제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모르니 항상 준비를 잘하고 있겠다. 이렇게 준비가 잘 되었다는 걸 감독님, 코치님께서 알게 만들어 언제든 믿고 기용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미소 지었다.
한두솔의 인생 역전 드라마는 올해도 방영된다.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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