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어바인(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환 기자] "불펜 피칭 보시면 알 거에요"
지난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IA 타이거즈의 1차 지명을 받은 이의리는 데뷔 첫 시즌 19경기에 등판해 4승 5패 평균자책점 3.61을 기록하며 '신인왕'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신인왕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무게감을 고려했을 때 성적은 조금 아쉬운 편이었지만, 이의리는 이듬해 성적으로 논란을 완전히 잠재웠다. 2022시즌 29경기에서 154이닝을 먹어치우며, 10승 10패 평균자책점 3.86이라는 성적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활약은 단 한 시즌에 끝나지 않았다. 이의리는 2023시즌에도 28경기에 나서 131⅔이닝을 소화하며 11승 7패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다. 이닝 수가 줄어들고, 평균자책점이 소폭 상승했지만, 2022시즌보다 더 많은 11승을 기록하며 2년 연속 두 자릿 수 승리를 손에 넣는 기쁨을 맛봤고, KIA도 이의리라는 확실한 선발 자원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이의리에게 악몽과도 같은 시즌이었다.
이의리는 지난해 시즌 첫 등판이었던 두산 베어스전에서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리고 4월 4일 두 번째 상대 KT 위즈를 상대로 5이닝 2실점(2자책)으로 호투하며 첫 승리를 확보했다. 그런데 4월 10일 LG 트윈스와 맞대결에서 왼쪽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꼈고, 당시 1⅔이닝 동안 5피안타 4볼넷 3실점(3자책)으로 부진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리고 검진을 받아 본 결과 왼쪽 팔꿈치 근육 염좌 진단이 나왔다.
이에 이의리는 한 달이 넘도록 공백기를 가지며 팔꿈치 회복에 전념했고, 5월말 다시 마운드로 돌아왔다. 하지만 5월 29일 NC 다이노스전은 2024년 이의리의 마지막 등판이었다. 당시 이의리는 3이닝 동안 4피안타(2피홈런) 3볼넷 3실점(3자책)으로 복귀전을 마쳤는데, 이후 병원 검진을 다시 진행한 결과 팔꿈치 인대가 손상됐다는 충격적인 소견과 맞닥뜨리게 됐다.
팔꿈치 인대 손상은 통상적으로 1년 이상의 긴 재활이 필요한 토미존으로 이어지는 큰 부상이다. 결국 이의리는 시즌을 조기에 종료할 수 밖에 없었고, 일본으로 건너가 수술을 받게 됐다. 그런데 최근 이의리의 재활 흐름이 예사롭지가 않다. 이의리는 지금까지 총 5번의 불펜 피칭을 소화했는데, 지난해 6월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 재건술과 함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선수가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의 회복력이다.
10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어바인에서 만난 이범호 감독은 이의리의 회복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사령탑은 "(이)의리의 불펜 피칭을 보시면 알 것"이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이며, 심재학 단장은 이의리가 수술을 받기 전보다 수술을 받은 뒤 더 공을 강하게 채고 있고, 제구도 좋아졌다고 귀띔했다.
그렇다고 무리를 하는 것도 아니다. KIA도 이의리의 복귀를 앞당기기 위해 무리할 생각이 전혀 없다. 하지만 피칭 이후에도 불편함이나 아픈 곳이 없다는 것이 이의리의 설명이다. 그만큼 좋은 회복력을 바탕으로 재활 스피드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는 셈이다. 현재 이의리는 6월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페이스가 꾸준히 이어진다면, 조금 더 일찍 1군 마운드에 선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이의리가 건강하게 마운드로 복귀한다면, KIA의 2년 연속 통합우승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에이스' 제임스 네일과 '뉴페이스' 아담 올러, '대투수' 양현종, 윤영철에 이의리까지 가세할 경우 KBO리그 최고의 선발진을 구축하게 된다. 사령탑과 단장이 감탄할 정도로 놀라운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는 이의리가 마운드에 복귀했을 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어바인(미국 캘리포니아주)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