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어바인(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환 기자] '킹캉' 강정호가 깜짝 KIA 타이거즈 스프링캠프지를 찾았다. 취재진과 만난 강정호는 지난해 'MVP'로 선정된 김도영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지난 2006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현대 유니콘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강정호는 데뷔 3년차였던 2008년 우리 히어로즈 시절 116경기에서 98안타 8홈런 47타점 타율 0.271을 기록하며 본격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듬해 23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거포 유격수'로 자리매김하더니, 2010년에도 12개의 아치를 그리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마크했다.
강정호는 2011시즌 홈런 9개에 그치며 잠시 주춤했으나, 2012년 25홈런을 시작으로 2013년 22홈런, 2014년에는 무려 40개의 미사일을 쏘아 올렸고, KBO리그 통산 9시즌 동안 902경기에 출전해 916안타 139홈런 545타점 타율 0.298 OPS 0.887의 성적을 남긴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리고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손을 잡는데 성공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도 나쁘지 않았다. 강정호는 이적 첫 시즌 126경기에 출전해 121안타 15홈런 58타점 60득점 타율 0.287 OPS 0.816로 활약하며 피츠버그의 핵심 선수로 거듭났고, 2016년에는 103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21개의 홈런을 때려내는 등 81안타 62타점 타율 0.255 OPS 0.867로 훌륭한 커리어를 쌓아 나갔다. 하지만 이후 강정호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유는 음주운전 때문이었다.
강정호는 음주 사건으로 인해 2018년 단 3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고, 2019시즌에는 65경기에서 10홈런 24타점으로 부진했다. 이후 강정호는 KBO리그 복귀를 타진했으나, 쏟아지는 비판, 비난으로 인해 결국 현역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현재 강정호는 미국 LA에서 야구 아카데미를 운영,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이어가는 중이다.
음주 운전으로 인해 이미지가 좋지 않지만, 강정호의 코칭은 국내에서도 꽤 정평이 나 있다. NC 다이노스 손아섭을 비롯해 두산 베어스 김재환이 대표적인 '킹캉스쿨'의 성공사례이며,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現 상무), 정훈을 비롯해 NC 박세혁, 두산 김대한 등 많은 선수들이 시즌이 끝나면 LA를 방문해 강정호의 지도를 받고 있다.
최근 강정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이택근과 함께 출연했다. 당시 이택근은 '김도영을 제외한 선수 중에서 메이저리그에 갈 것 같은 타자가 있느냐'고 물었고, 강정호는 단호하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김도영만큼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강정호는 1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어바인에서 진행되고 있는 KIA 스프링캠프지를 깜짝 방문했다. 강정호는 '맏형' 최형우를 비롯해 나성범 등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고, 이범호 감독을 비롯해 많은 코칭스태프, 선수단과도 조우했다. 그리고 취재진과 만난 강정호는 근황을 묻자 "아카데미 하면서 잘 지내고 있다"며 "KIA에 키움 출신이 KIA에 많다. (손)승락이 형, (서)건창이, 단장님도 있다"고 말했다. LA와 멀지 않은 어바인에서 KIA가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인사차원에서 캠프지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강정호는 눈여겨보고 있는 KBO리그 선수에 대한 질문을 받자 "KBO리그 팀의 스프링캠프 훈련 영상들을 가끔 보는데, '곧 잘 하겠다'는 선수들이 있다. 그중에서 (김)도영이를 이상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김도영은 세계가 주목하는 선수로 거듭났다. 38홈런-40도루라는 기록을 바탕으로 정규시즌 MVP 타이틀을 손에 넣었고,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는 단 5경기 밖에 출전하지 않았으나, 주목해야 할 선수 랭킹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와 마이너리그에서 한 시즌 10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한 유망주들 모두 김도영 아래였다.
특히 최근 어바인 캠프에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많이 찾고 있다. 12일만 하더라도 시카고 컵스의 스카우트 겸 구단 사장 보좌, 뉴욕 메츠 관계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최근에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에이전트로 잘 알려진 'CAA 스포츠'의 네즈 발레로도 김도영을 보기 위해 KIA 스프링캠프지를 찾을 정도다.
최근 유튜브 영상에서는 '김도영을 제외하고'라는 전제 조건이 깔렸던 만큼 김도영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강정호의 눈에도 김도영은 충분히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고 보이는 모양새였다. 그는 "지금 정도만 하면 무조건 메이저리그로 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다만 중요한 것은 한 시즌을 치르기 위한 루틴이 잘 정립된다면, 훨씬 쉽게 정착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루틴이 많지 않을 텐데, 경험이 쌓이면서 잘 준비가 된다면 더 잘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어 강정호는 자신의 4년차와 김도영을 비교해달라는 말에는 "김도영이 압도적"이라며 "내가 4년차 때는 그 누구도 미국에 갈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런 강정호의 칭찬에 김도영은 "아직 인사는 제대로 드리지 못했는데, 감사하다"고 수줍게 웃었다.
어바인(미국 캘리포니아주)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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