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마이데일리 = 신용승 기자] 비트코인을 빌려왔다고 주장했던 빗썸이 실제로는 3년도 안되는 기간 동안 비트코인 1300개 이상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의 의문이 커지고 있다.
12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빗썸은 언론을 통해 비트코인을 빌린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실이 드러난 것은 사업보고서 회계장부서 수상한 점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빗썸의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의 회계상 평가금액은 3700만원이었다. 당시 빗썸에서 실거래된 가격인 8388만원의 절반에도 못미치게 기재했다. 이에 대해 빗썸은 ‘외부에서 가상자산을 대여받았고, 이를 제하고 원화 평가액을 계산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런 빗썸의 행보에 대해서 시장 관계자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비트코인을 꾸준히 처분해 왔던 빗썸이 왜 가상자산을 대여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빗썸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4분기부터 2024년 3분기까지 빗썸이 자체 보유한 비트코인의 수는 1419개에서 103개까지 줄었다. 3년도 안되는 기간 동안 1300개가 넘는 비트코인을 처분했다. 해당 기간 12개의 사업보고서를 놓고 분석해보면, 빗썸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대부분의 분기에서 감소했다. 특히 2022년 1분기와 2분기, 2024년 1분기에는 400개가 넘는 비트코인이 대거 처분됐다.
사업보고서상의 움직임을 보면, 비트코인을 대여했다는 빗썸의 행보에 궁금증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3년간 꾸준한 처분과 대여가 서로 모순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빗썸의 장기전략이 부재한 것이 아닌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두고 있는 빗썸 입장에서는 이같은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일관적이고 장기적인 전략을 보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용승 기자 credit_v@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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