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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없다.”
메이저리그 통산 46홈런 출신의 강정호(38)가 지난 1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강정호 King_Kang을 통해 이택근 SBS스포츠 해설위원으로부터 김도영(22, KIA 타이거즈) 외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을 것 같은 KBO리그 타자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강정호는 잠시 생각하더니 위와 같이 말했다. 이는 확고한 소신인 듯하다. 1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위치한 KIA 스프링캠프를 깜짝 방문해서도 같은 얘기를 했다. 강정호는 김도영이 루틴만 잘 만들고 지킨다면 메이저리그 진출은 무난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도영은 2024시즌 센세이션한 한 해를 보내며 MVP에 올랐다. 프리미어12서도 맹활약했다. 올해를 기점으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김도영을 향한 평가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게 중론이다. 그렇지 않아도 김도영의 남다른 재능에 주목해온 건 사실이었지만, 보통의 KBO리거와 완전히 다른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자 좀 더 확실하게 주목하는 선수가 됐다.
김도영은 지난달 어바인 스프링캠프에 출발하면서도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이 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풀타임 3년을 보냈고, 올해부터 2028년까지 4년을 더 보내 풀타임 7년을 완성하면 KIA의 동의를 얻어 한미포스팅시스템 입찰이 가능하다. 2029시즌을 마치면 FA로 갈 수도 있다.
아직 병역을 해결하지 않은 게 변수다. 이 역시 기회는 있다. 2026 나고야-아이치아시안게임, 2028 LA올림픽에서 금메달, 메달 획득을 하면 된다. 이게 될지 안 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김도영이 현 시점에서 가장 빨리 메이저리그에 들어서는 시기는 2029년이다.
이처럼 김도영의 메이저리그 청신호는 한국야구계로선 뿌듯한 일이다. 단, 강정호의 말 속엔 뼈가 있다. 현재 KBO리그에서 잘 나가거나 장래성이 촉망받는 선수들 중에선 메이저리그에 나갈 후보가 안 보인다는 얘기는, 바꿔 말해 한국야구의 경쟁력 발전을 위한 동력이 확실히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택근 위원은 삼성 라이온즈 유격수 이재현을 얘기했지만, 김하성과 비교가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자신의 야구 아카데미에 KBO리거가 꾸준히 찾아오고, 늘 KBO리그를 미국에서 모니터하기 때문에 충분히 나름의 객관적 잣대로 말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물론 강정호의 발언이 절대적인 건 아니다. 김도영 외에 메이저리그에 갈 만한 선수들은 언제든지 나올 수도 있고, 강정호의 눈이 결과적으로 틀릴 수도 있다. 그러나 국제대회서 한국야구의 위상, 경쟁력은 계속 떨어지고 있고, 업계의 많은 사람이 유망주들의 성장이 정체된 것 같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한다.
KBO는 ‘레벨업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한국야구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장기적으로 팔을 걷어붙인 상태다. KBO만 열을 올린다고 될 일이 아니다. 10개 구단이 제2의 김도영 발굴을 위해, 기존에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 더 디테일한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강정호 발언의 의미를 곱씹어봐야 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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