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멜버른(호주) 심혜진 기자] 한화 이글스 내야수 황영묵(26)이 프로 2년차 시즌을 준비한다. 더 디테일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독립리그 신화를 또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황영묵은 독립 구단 출신에 트라이아웃을 거쳐 신인 드래프트 지명을 받았고, 데뷔 첫 해 123경기를 뛰며 타율 0.301 3홈런 5타점 4도루 52득점 OPS 0.737을 기록했다.
어쩌면 2년차인 올해 더 힘겨운 주전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일찌감치 베테랑 안치홍을 주전 2루수로 낙점했다. 안치홍은 2024시즌을 앞두고 4+2년 최대 72억원에 계약을 맺으며 한화로 이적했다.
한화에서 안치홍은 2루수 보다는 1루수로 더 많이 뛰었다. 2루수로는 36경기 265이닝, 1루수는 37경기 293이닝을 소화했다. 채은성과 1루 자리를 나눠 가졌다.
김경문 감독이 시즌 도중 부임하면서 안치홍은 다시 2루로 돌아갔다. 그때부터 2루수로 뛰던 안치홍은 올해 붙박이 2루수로 나선다.
멀티 포지션을 지양하는 김경문 감독은 1루수 채은성, 2루수 안치홍, 유격수 심우준, 3루수 노시환으로 확정했다.
때문에 황영묵으로선 경쟁에 나서야 한다. 지난해 82경기 518이닝을 소화하며 2루수에서 활약을 보여줬음에도 올해는 상황이 녹록치 않아졌다.
그럼에도 황영묵은 더욱 치열해진 경쟁에도 주눅들지 않았다. 다시 한 번 독기를 품었다.
최근 호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만난 황영묵은 "올해도 똑같다고 생각한다. 작년에도 계속 벤치에 있다가 한 번씩 나가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기회를 받았고, 기회를 잡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주전이 정해져 있지만 또 시즌 들어가면 어떻게 상황이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똑같은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지난해 신인으로 1군 스프링캠프에 올 때만 해도 황영묵이 파고들 만한 자리는 없었다. 그래서 전천후 백업 내야수로 준비했다. 안정된 수비를 보여서 개막 엔트리에 들어갔다. 하지만 1경기도 뛰지 못하고 2군에 내려갔는데 유격수 하주석이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면서 황영묵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이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전반기 64경기에 나와 타율 0.311 3홈런 26타점 31득점을 기록하면서 타격에서도 재능을 보였다. 후반기 59경기 타율 0.288 9타점 21득점으로 주춤하긴 했으나 그래도 끝내 3할 타율은 달성하면서 의미있는 데뷔 첫 해를 보냈다.
이 같은 활약을 인정받아 연봉도 지난해 신인 최저 3000만원에서 올해 8300만원으로 점프했다. 팀 내 최고 인상률(176.7%)의 주인공이 됐다.
황영묵은 “야구로 돈을 벌었다. 항상 꿈꿔왔던 일이기도 하고 그만큼 동기부여도 된다"면서도 "사실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프로 와서 야구 한 날보다 앞으로 할 날이 더 많다. 더 크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시즌 준비도 열심히 했기 때문에 자신감은 크다. 황영묵은 “스프링캠프 생각해서 비시즌 때부터 준비를 잘했다. 혼자 비시즌 운동하면서 스프링캠프 준비한 건 처음이지만, 사실 독립구단 때 비시즌은 지금보다 훨씬 길었다. 그때 준비하고 운동하던 게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김경문 감독이 황영묵에게 주문한 게 있다. 황영묵 다운 야구다. 그는 "내 체구가 작은 편이기 때문에 열심히 뛰고, 수비 집중하고 타석에서는 투수 공을 많이 던지게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내가 생각하는 야구도 이렇다"며 "감독님의 주문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안치홍이라는 거대한 산이 있지만 황영묵은 주눅들지 않았다. 이것을 동기부여로 삼으려 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목표는 규정타석이다. 지난해 황영묵은 규정타석에는 57타석 모자랐다.
지금 당장의 목표는 새 구장에서 열리는 홈 개막전 선발이다. 황영묵은 "감독님께서 항상 좋은 말씀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있다. 기대에 부응하려고 준비를 열심히 했기 때문에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멜버른(호주)=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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