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도영의 자신감이 아니다.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
강정호(38)의 김도영(22, KIA 타이거즈) 관련 메이저리그 진출 발언이 크게 화제다. 1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스프링캠프를 방문해 김도영이 지금처럼만 하면 메이저리그 진출이 무난할 것이라고 했다.
작년 어느 날이었다. KIA 타이거즈와 상대하기 위해 광주 KIA챔피언스필드를 찾은 원정구단 고위관계자와 얘기하다 우연히 김도영(22) 얘기가 나왔다. 선수출신의 이 고위관계자 역시 김도영을 침이 마르도록 극찬했다.
궁금했다. 다른 선수들은 김도영의 어떤 점을 배워야 하고, 참고해야 할까. 선수 출신 관계자에게 당시 질문했던 기억이 난다. 어차피 모든 선수가 김도영처럼 잘 치고 잘 뛸 수 없다. 김도영의 운동능력을 모든 선수가 갖출 수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김도영 특유의 자신감, 당당하면서도 겸손한 태도를 배워야 한다는 말이 나올 줄 알았다. 아니었다. 이 관계자는 “김도영이 무서운 건 자기자신을 잘 안다는 것이다”라고 했다. 자신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장점을 발전해나가는 선수인 것 같다고 했다.
실제 김도영은 시즌 초반 실책을 연발하고 ‘멘붕’에 빠지자 마냥 울지만 않았다. 선배들의 도움도 받았고, 다른 팀 선배들에게도 물었다. 그리고 남몰래 수비연습에 부단히 땀을 흘렸다. 그 결과 시즌 막판 수비력이 대단히 매끄러워졌다. 한국시리즈와 프리미어12서 단 1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제일 바보 같은 게 김도영이 치는 걸 똑같이 따라하려는 것이다. 모든 선수가 김도영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래서 자신의 루틴을 잘 만들어야 한다는 게 지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김도영은 그것을 잘 만들어가고 있다.
김도영은 이미 유명인사가 됐다. 동성고 대선배 양현종은 지난 시즌 도중 요즘 모교에 가보니 후배들이 자신은 아무도 모르고 김도영 얘기만 한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들의 얘기는 프로 선수들은 물론,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얘기인 듯하다.
이 관계자는 결국 ‘자신에게 필요한 걸 찾아서 할 수 있는 야구’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모든 팀이 요즘 그렇게 캠프를 치르고, 시즌도 치른다. 김도영을 마냥 부러워하기보다 김도영의 그 냉정함을 참고하는 게 좋겠다는 이 관계자의 코멘트가 기억에 남는다. 아울러 “나도 김도영처럼 될 거야”라는 생각이 가장 어리석다고 했다. 속뜻을 곱씹어보면 좋을 듯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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