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첫째도 둘째도 건강이다.
은퇴한 강정호(38)가 1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의 KIA 타이거즈 스프링캠프를 깜빡 방문, 김도영(22)을 두고 앞으로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는 유일한 타자라고 했다.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강정호 King_Kang에서 한 얘기와 똑같았다.
강정호는 이날 현장 취재진에 김도영이 앞으로 루틴만 제대로 만들면 된다고 했다. 그런데 김도영은 이미 자신의 루틴을 하나, 둘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시즌 초반 실책 퍼레이드를 하자 박찬호와 함께 실내에서 몸을 푸는 루틴을 만들었고, 오프시즌에는 광주와 서울 시상식을 오가는 강행군 속에서도 거의 매일 개인훈련을 놓지 않았다.
김도영이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시기는 2029년이다. 올해부터 2028년까지 4년간 풀타임을 더 뛰면 한미포스팅시스템을 통해 KIA의 동의를 얻어 메이저리그로 갈 수 있다. 그 사이 병역을 해결해야 하는 결정적 과제가 있긴 하지만.
전문가들은 김도영이 올 시즌 2024년의 센세이션함을 재현하지 못해도, 그에 준하는 압도적 활약을 펼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이범호 감독도 한 번 정도는 2024년을 뛰어넘는 활약을 보여줄 수도 있다고 했다.
이미 자신만의 타격자세를 확실히 갖췄고, 경기흐름을 읽고 대처하는 능력도 빼어나다. 의욕만 앞서 무리한 플레이를 하는 스타일도 절대 아니다. 이종범 KT 위즈 코치,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의 현역 시절처럼 특정 시기를 씹어먹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선수다.
그래서 김도영이 2026 나고야아이치아시안게임 혹은 2028 LA올림픽서 병역혜택을 받는다는 가정 하에 2029년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위한 마지막 걸림돌은 건강이다. 김도영은 이미 지난 3년간 건강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특히 2023년이 악몽이었다. 개막 두 번째 경기서 중수골 골절로 2개월 진단을 받고 재활했다. 시즌 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일본과의 결승서는 무리하게 1루에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다 좌측 엄지 중수지절관절 내측 측부인대 파열 및 견열골절 진단을 받았다. 이 여파로 2024시즌 개막전 출전이 불발될 뻔하다 기적과 같은 재활로 복귀한 바 있다. 순간의 선택 하나로, 작년 호주 캔버라 1차 스프링캠프 마지막 훈련 턴까지 방망이를 못 잡았다.
김도영은 이미 무리하게 3루타나 2루 도루 시도를 하지 않는 등 철저히 몸을 돌본다. 그러나 부상이라는 게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른다. 팀 선배 나성범이 그렇게 철저히 몸 관리를 하는데 지난 2년 연속 종아리, 햄스트링에 부상할 줄 누가 알았을까.
김도영은 아직 젊어서 근육부상이 갑자기 찾아올 가능성이 낮긴 하다. 그렇다고 해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정말 경기 중에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부상이라고 해도 당하기만 하면 무조건 손해다. 부상으로 오래 쉬면 부상자명단에 올라 등록일수를 60일까진 보전 받는다. 그러나 그 이상 쉬게 되면 풀타임 소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고, 최악의 경우 포스팅이 가능한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 그리고 부상으로 쉬다 돌아오면 다시 경기력을 올리는데 무조건 지장이 생긴다.
김도영은 지난달 23일 어바인 스프링캠프로 출발하면서 “40-40이 목표는 아닌데 못할 것 같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라고 했다. 40-40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었다. 자신이 가장 애착이 가는 기록은 3-30-30-100-100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안 다치고 풀타임을 뛰는 것이다. 강정호는 가장 중요한 이것을 김도영이 당연히 해낼 것이라고 믿고, 건강을 전제로 깔고 발언했던 것 같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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