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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 박승환 기자] 그야말로 쉴 틈이 없었다.
김혜성은 1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카멜백랜치에서 열린 2025년 LA 다저스 스프링캠프 2일차 훈련을 소화했다. 아직 다저스는 야수조를 모두 불러모으지 않았지만, 공식 훈련이 시작된 지난 12일부터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김혜성은 이틀 내내 구슬땀을 흘렸다.
KBO리그에서 8시즌 동안 953경기에 출전해 1043안타 37홈런 386타점 591득점 211도루 타율 0.304 OPS 0.767의 성적을 남긴 김혜성은 2024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슽메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리고 포스팅 마감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행선지가 결정됐는데,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LA 다저스였다.
다저스와 김혜성의 계약 규모는 3+2년 총액 2200만 달러(약 320억원). 김혜성은 3년 동안 다저스로부터 1250만 달러(약 182억원)을 보장받고, 이후 다저스가 김혜성과 동행을 희망해 옵션을 발동할 경우 2년 동안 950만 달러(약 138억원)을 추가로 지급받는 구조다.
김혜성을 향한 다저스의 기대감은 매우 크다. 천문학적인 금액이 오가는 초대형 계약을 맺은 것은 아니지만, 다저스는 김혜성이 타격에서 조금의 변화만 준다면 충분히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다저스는 김혜성과 계약을 맺은지 불과 사흘만에 '트레이드는 없다'고 못박았던 기조를 변경, 그동안 주전 2루수로 뛰어왔던 개빈 럭스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하지만 현재 김혜성은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럭스가 떠나면서 경쟁자가 줄어든 것은 분명하지만, 다저스에는 크리스 테일러, 미겔 로하스, 토미 에드먼, 무키 베츠 등 많은 선수들이 2루수 역할을 소화할 수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슈퍼 유틸리티' 키케 에르난데스와도 재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26인으로 구성된 개막 로스터에 승선하기 위해서는 외야 유망주 제임스 아웃맨, 앤디 파헤즈와 경쟁도 불가피하다.
아직 야수조가 소집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2일 공식훈련이 시작된 첫 날부터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김혜성은 이날도 매우 바쁜 하루를 보냈다. 오전 9시부터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김혜성은 토미 에드먼, 크리스 테일러, 키케 에르난데스와 함께 2루에서 펑고 훈련을 소화했다.
특히 다저스 선수단은 내야 펑고 훈련을 종료하는 과정에서 2루수 방면에 모두 집결했고, 다저스 선수들은 'Let's go dodgers!'를 외치며 김혜성에게 마지막 수비를 맡겼다. 그리고 김혜성이 멋지게 수비를 마무리해내자 모두 박수를 쏟아내며 김혜성의 합류를 반기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아직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른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김혜성이 수비 훈련을 마치고 클럽하우스로 복귀하자, 현지 팬들의 사인 요청이 쏟아졌다.
하지만 클럽하우스에 머무른 것도 잠시였다. 김혜성은 다시 그라운드에 등장했고, 무키 베츠와 함께 배팅 케이지에 들어서 타격 훈련까지 쉴 틈 없는 시간을 보냈다. 파워는 부족하지만 라인드라이브성의 날카로운 타구가 장점인 김혜성은 프리 배팅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뽐냈다.
특히 'MVP' 무키 베츠는 김혜성에게 끊임없이 타격 자세 등에 대한 조언을 쏟아내며 김혜성의 적응을 도왔고, '간판타자' 오타니 쇼헤이 또한 이례적으로 방망이를 들고 야외 배팅 훈련에 참가한 뒤 활짝 웃으며 김혜성과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김혜성에게 다가와 조언을 쏟아낸 뒤 김혜성은 90도 인사, 로버츠 감독은 악수를 건네며 타격 훈련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혜성의 훈련은 종료되지 않았다. 김혜성은 대부분의 주축 선수들이 훈련을 마무리하고 클럽하우스를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훈련을 이어갔다. 야수조가 소집되지 않았지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그 누구보다 노력하고 있는 김혜성이다.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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