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사직 카리나는 예고 편이었나.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 찰리 반즈~터커 데이비슨~박세웅으로 이어지는 1~3선발은 확정적이다. 4선발도 13일(이하 한국시각) 대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대표팀과의 연습경기서 난조를 보인 좌완 김진욱이 일단 유력하다.
5선발은 안개 속이다. 12일 대만과의 첫 연습경기서는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사직 카리나’ 박준우(20)가 돋보였다. 박준우는 1⅔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했다. 포심 최고 145km에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섞었다. 단, 압도적인 내용은 아니었다.
그런 점에서 13일 두 번째 연습경기서 우완 박진(26)의 투구는 단연 돋보였다. 박진은 김진욱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3이닝 1탈삼진 무실점했다. 퍼펙트 투구였다. 포심 최고 144km에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을 구사했다.
박진은 부산고를 졸업하고 2019년 4라운드 38순위로 입단한 우완투수다. 구속이 빠르지 않지만, 구위가 좋은 스타일이다. 체격조건이 상당히 인상적이고,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커맨드가 2년차라고 믿어지지 않는 수준이었다. 거의 초구 스트라이크를 놓치지 않았다.
경기를 중계한 신본기 부산 MBC 해설위원도 너무 안정적이라고 칭찬했다. 특히 변화구 제구가 낮게 이뤄지는 부분을 높게 평가했다. 포심 구위가 압도적이지 않지만, 안정적인 변화구와 섞어 던지면서 위력을 극대화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현지 중계방송사의 자막을 통해 공개된 분당회전수(rpm)는 2300~2400을 오갔다. 최상급은 아니지만, 나쁘지 않은 수준. 여기에 자신에게 날아오는 강습타구도 안정적으로 처리했다. 이 정도면 4~5선발로 충분히 좋다. 비활동기간에 몸 관리를 잘 한 듯하다.
롯데는 이제 막 실전에 들어갔다. 정규시즌 개막까지 1개월 남았고, 4~5선발 옥석을 가릴 시간은 충분히 남아있다. 박진도 이 컨디션을 끌고 갈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 그래도 수준 높은 대만 타자들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건, 본인에게도 상당한 동기부여가 될 듯하다.
박진의 안정적인 투구에 박준우, 김진욱, 나균안 등이 건전한 자극을 받을 수 있으면 롯데로선 성공이다. 전형적인 선발투수 스타일의 투구로 롯데 팬들을 즐겁게 했다. 롯데는 이 경기서 3-7로 패배, 대만과의 연습경기를 2패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박진의 재발견은 단연 최대수확이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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