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배구여제' 김연경이 은퇴한다. 16년 만에 우승 가능할까.
흥국생명 김연경은 지난 13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GS칼텍스와 경기가 끝나고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13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오랫동안 고민을 했다. 은퇴는 올 시즌 전부터 어느 정도 생각을 했고, 발표 시기에 고민이 많았다. 팀 성적이 좋고, 한 경기라도 더 팬들이 많이 와서 경기를 봐주길 바라는 마음에 GS칼텍스전이 끝나고 발표를 했다. 팀에서도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선수의 마음을 이해하기로 했다.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때 떠나고 싶어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연경은 구단 SNS를 통해 "계속 시기를 고민했다. 오늘(13DLF)이 자연스럽게 오픈할 수 있는 기회였다. 우리 팀이 잘하고 있고 시즌이 남아 있다. 많은 분들이 저와 함께 마지막까지 즐기고, 웃으면서 가길 바랐다. 끝까지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난 생각을 하고 있어서 괜찮았는데, 오늘 들으신 분들은 충격이 있을 것이다. 주위 분들도 '진짜 할까?' 하는 물음표가 있었을 것이다. 많은 분들이 놀랐을 것"이라며 "시즌 중에 말씀드리고 싶었던 이유는 경기가 남았기에, 한 경기라도 더 많은 팬과 함께 하고 싶었다. 웃으면서 끝내고 싶다"라고 미소 지었다.
김연경이 누구인가. 한국을 넘어 세계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 선수이다. 2005-2006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한 김연경은 데뷔 시즌부터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V-리그 무대를 호령했다. 데뷔 시즌인 2005-2006시즌에 신인상,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MVP, 공격상, 득점상, 서브상을 수상했다. 이어 2006-2007, 2007-2008 세 시즌 연속 MVP를 수상했다. 흥국생명도 2005-2006, 2006-2007, 2008-2009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일본, 튀르키예, 중국 등에서 선수 커리어를 쌓으며 경쟁력을 보여줬다. 특히 튀르키예리그 페네르바체에서는 리그 우승은 물론 유럽배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2011-2012시즌) 우승도 차지했다.
2020-2021시즌 흥국생명으로 컴백했다. 30경기 648점 공격 성공률 45.92% 리시브 효율 34.60%로 압도적인 성적을 보여주며 MVP를 수상했다. 2021-2022시즌 중국에서 한 시즌을 뛰다가 2022-2023시즌에도 34경기 669점 공격 성공률 45.76% 리시브 효율 46.80% 2023-2024시즌 36경기 775점 공격 성공률 45.98% 리시브 효율 42.46%를 기록하며 MVP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에도 28경기 521점 공격 성공률 45.36% 리시브 효율 42.34%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도 사실상 MVP 찜이다.
다만 최근 팀 성적은 아쉬움이 남는다. 김연경의 복귀 첫 시즌인 2020-2021시즌에는 쌍둥이(이재영-이다영) 학폭 논란 속에 GS칼텍스의 벽에 막혀 준우승에 머물렀다. 2022-2023시즌에는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도 챔프전에서 도로공사에 리버스 스윕 우승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시즌에는 현대건설을 넘지 못했다. V-리그에 돌아온 후 준우승만 세 번이었다.
김연경도 김연경이지만 세계적인 명장인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도 자존심이 걸려 있다. 김연경과 함께 페네르바체에서 함께 하며 유럽을 호령했던 명장이지만, V-리그 와서는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2022-2023시즌 중반 한국에 와 정규리그 1위에 올랐지만 챔프전 준우승, 2023-2024시즌 역시 준우승이었다.
올 시즌 팀 성적은 좋다. 승점 67(23승 5패)과 함께 8연승으로 1위에 자리하고 있다. 2위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승점 53 19승 8패)와 승점 14 차이. 확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1위가 유력해 보인다.
김연경의 라스트댄스가 시작됐다. 이탈리아 명장의 자존심도 걸려 있다. 과연 웃을 수 있을까.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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