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부담은 없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22)의 숨은 장점 중 하나가 멘탈이다. 상당히 강력하다. 어지간한 상황, 일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 2024시즌에 엄청난 퍼포먼스를 선보였음에도 2025시즌을 준비하는데 스트레스를 받거나 부담되지 않는다고 했다. 심지어 40-40을 목표로 두지 않지만 못할 것 같지도 않다고 했다. 3-30-30-100-100을 또 하고 싶다고 했다.
40-40은, 솔직히 지난 시즌 막판엔 꽤 의식했다. 미친 시즌의 끝에 달려있던 마지막 기록. 자신도 모르게 홈런을 의식한 스윙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이틀 정도 완전히 ‘방전’될 것이라면서, 그 이후엔 정규시즌을 잊고 한국시리즈 준비에만 집중하겠다고 했다. 김도영은 실제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
김도영이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무궁무진하게 펼쳐진다. 메이저리그에 가기까지 4년간 풀타임으로 활약하면서 2026 나고야아이치아시안게임 혹은 2028 LA올림픽서 병역혜택을 받으면 금상첨화다. 당장 내년 WBC서 제대로 쇼케이스 무대를 갖는다. 2027년엔 프리미어12가 또 기다린다.
국내에선 당장 올 시즌 다시 한번 40-40에 도전한다. 3-30-30-100-100에서 얼마나 다시 재현할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5~7년차 최고연봉(5년차 이정후-강백호 5억5000만원, 6년차 이정후 7억5000만원, 7년차 이정후 11억원) 경신에 도전하고, 메이저리그에 갈 땐 이정후의 1억1300만달러 계약을 넘어 메이저리그 진출 기준 아시아 타자 최고규모 계약을 체결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런 기록에 전혀 프레스를 못 느낄 순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과정에 충실하고, 결과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김도영 특유의 멘탈이 빛난다면 야구인생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큰 실패 없는 야구인생에서 시련이 찾아와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선수다.
적어도 KIA에선, 과도한 프레스를 안 받아도 되는 이유가 또 있다. 타격장인 최형우(42)부터 ‘둘째 형’ 양현종(37) 나성범과 김선빈, 김태군(36), 새 외국인타자 패트릭 위즈덤(34)까지. 양현종이 팀을 이끌어가는 위치에서 리더라면, 타자 형들은 실질적으로 김도영이 못해도 그 몫을 분담해주고 거들어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물론 KIA는 올 시즌을 마치면 7명의 FA가 발생할 수 있다. 최형우와 양현종도 속한다. 그러나 이들이 설령 KIA를 떠나도 김도영을 든든하게 떠받치는 형들과 동료들이 건재하다. 그리고 최형우와 양현종이 올 겨울 KIA를 떠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방심하거나, 마음을 놓아선 절대 안 된다, 그러나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야구하는, 기복 없는 김도영이라면 언젠가 또 한번 폭발할 수 있다. 이범호 감독도 2024시즌의 센세이션을, 언젠가 한번은 그 이상으로 표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래저래 KIA 팬들은 앞으로 4년간 김도영을 바라보며 즐거워하기만 하면 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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