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안 맞아야 산다.
롯데 자이언츠 170억원(유강남 80억원, 노진혁 50억원, 한현희 40억원) FA 트리오의 올 시즌은 어떨까. 셋 모두 절치부심이다. 유강남은 왼 무릎 수술 후 재활 중이다. 노진혁은 1군이 아닌 2군 스프링캠프에서 독기를 품었다.
그리고 한현희는 지난 12~13일 대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 잇따라 등판했다. 12일 경기서는 6번째 투수로 등판, ⅔이닝 3사사구 무실점했다. 13일에는 4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1실점했다.
한현희는 2022-2023 FA 시장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떠나 롯데와 4년 40억원에 계약했다. 계약의 반환점을 돌았지만, 솔직히 성적은 기대 이하다. 2023시즌 38경기서 6승12패3홀드 평균자책점 5.45, 2024시즌 57경기서 5승3패8홀드 평균자책점 5.19를 각각 기록했다.
한현희는 키움 시절 선발과 중간을 오갔다. 그러나 롯데에선 중간에 고정됐다. 사실 키움 시절이나 지금이나 포심과 슬라이더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포심을 140km대 후반으로 구사하는 메리트가 있었다.
그러나 현대야구에서 빠른 공을 보유한 옆구리 투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한현희에게도 돌파구가 필요하다. 사이드암이라 좌타자에겐 약할 수 있다. 지난 2년간 피안타율 0.339, 0.317이었다. 고민이 우타자 피안타율이다. 2023시즌엔 0.249였다. 그러나 작년엔 0.295로 치솟았다.
그런 점에서 13일 대만과의 두 번째 연습경기는 인상적이었다. 1실점했지만, 사사구 3개를 내준 12일 경기보다 오히려 내용이 좋았다. 짱위청에게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내준 건, 짱위청이 바깥쪽 코스의 공을 기 막히게 밀었다.
이 승부와 폭투 하나, 3루수 손호영의 실책 하나가 옥에 티였다. 전반적으로 공이 낮게 들어갔고, 포수 정보근이 몸쪽 승부를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것도 돋보였다. 구단 유튜브 채널 Giants TV를 통해 경기를 중계한 신본기 부산 MBC 해설위원은 한현희의 슬라이더 움직임을 호평했다.
아울러 몸쪽 승부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깥쪽 도망가는 슬라이더가 당연히 주무기지만, 과감한 몸쪽 공략으로 스트라이크 존 공략의 폭을 극대화하는 건 투수에게 매우 중요하다. 한현희는 이후 우타자 몸쪽 패스트볼을 적극적으로 구사해 재미를 봤다. 포심 최고 142km.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당연히 구속은 좀 더 나올 것이다.
결국 안 맞아야 산다. 어차피 우타자 위주로 상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대만 대표팀 타자들과의 승부는 시즌을 앞두고 학습효과가 됐을 듯하다. 어떻게 보면 170억원 트리오 중에선 부활을 향해 가장 먼저 시동을 걸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명예회복까지 2년이 남았다. 시간은 충분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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