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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강정호 스쿨이 FA 시장까지 뒤흔든다?
약 2년 전 손아섭(38, NC 다이노스)의 사례로 알려진 강정호 스쿨. 최대 수혜자는 역시 손아섭과 김재환(37, 두산 베어스)이다. 손아섭은 2022시즌 138경기서 타율 0.277 4홈런 48타점 OPS 0.714로 부진했다. 통산 타율 0.321을 자랑하는 최고의 안타머신에겐 충격적인 성적표였다.
그런 손아섭은 2023시즌 스프링캠프를 치르기 전에 미리 미국 LA로 건너가 강정호와 함께 훈련했다. 자신도 모르게 타격할 때 나쁜 습관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그걸 바로잡으면서 발사각까지 높여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생산하기 좋은 자세를 만들었다.
그 결과 손아섭은 2023시즌 140경기서 타율 0.339 5홈런 65타점 OPS 0.836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생애 처음으로 타격왕과 최다안타왕을 석권하며 골든글러브도 따냈다. 100% 강정호 덕이라고 할 순 없었지만, 부활의 시작은 강정호와의 만남이다.
손아섭은 2024시즌 무릎 후방 십자인대 파열 여파로 84경기서 타율 0.285 7홈런 50타점 OPS 0.710에 머물렀다. 그러자 올 겨울엔 강정호를 찾지 않았다. 미리 따뜻한 해외로 떠나 무릎 재활을 확실하게 하는데 집중했다. 한편으로 이는 건강만 되찾으면 무조건 본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다시 말해 자신의 타격에 대해선 확신을 갖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김재환은 2018년 타율 0.334 44홈런 133타점 OPS 1.062를 찍은 뒤 지속적으로 성적이 하향 곡선을 그렸다. 급기야 2023시즌엔 132경기서 타율 0.220 10홈런 46타점 OPS 0.674로 무너졌다. 시즌 후 휴식을 반납하고 이승엽 감독과 마무리훈련서 1대1 레슨을 받아 크게 화제가 됐다. 이승엽 감독과의 만남 이후엔 LA로 건너가 강정호와 또다시 훈련했다.
그 결과 2024시즌 136경기서 타율 0.283 29홈런 92타점 OPS 0.893으로 어느 정도 되살아났다. 올 겨울 김재환은 다시 한번 강정호를 찾았다. 그는 강정호의 유튜브 채널 강정호_King Kang을 통해 1년 전과 달리 감이 왔다고 했다. 실제 강정호는 김재환의 타구의 질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호평했다.
손아섭과 김재환은 각각 4년 전 64억원, 115억원 FA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올 시즌을 마치면 나란히 생애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올 겨울 어느 팀과도 FA 대박을 체결할 경우, 강정호 스쿨에도 당연히 지분이 있다고 봐야 한다. 강정호 스쿨이 FA 시장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날이 곧 찾아올 수 있다.
손아섭과 김재환을 시작으로 여러 선수가 강정호를 찾아갔다. 박세혁(35)도 김재환처럼 2년 연속 강정호를 찾아 구슬땀을 흘렸다. 두산의 오랜 유망주 김대한, 삼성 라이온즈 공민규(26), KT 위즈 박민석(25)도 강정호의 어드바이스를 받았다.
사실 타격에 어느 정도 궤적에 올라있는, 성공한 경험이 있는 손아섭과 김재환과는 달리, 김대한, 공민규, 박민석 등은 풀타임 주전 경험조차 일천한 타자들이다. 강정호가 지도자로서 이들까지 살리는데 일조한다면 그의 가치도 덩달아 올라갈 전망이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최신 타격이론을 계속 흡수하고 있고, 자신과 훈련한 KBO리그 선수들과 시즌 중에도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강정호는 그들을 중심으로 계속 KBO리그를 체크한다. 이러니 강정호가 각종 야구계 현안과 생각에 대해서도 무게감 있는 발언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제2의 야구인생을 이렇게도 개척할 수 있다. 그의 야구 아카데미에서 훈련하는 일반인 혹은 현지의 보통 선수도 제법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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