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쩌면 경기당 1득점이 가능하다?
KIA 타이거즈 간판스타 김도영(22)이 2024시즌에 쌓아 올린 기록은 찬란했다. 워낙 대기록, 진기록 달성이 많아서 많은 사람이 기억이 안 난다고 할 수도 있을 정도로 조용히 지나간 기록들도 있다. 대표적인 게 단일시즌 최다득점 신기록이다.
김도영은 9월30일 NC 다이노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서 홈플레이트를 한 차례 밟으며 2024시즌을 143득점으로 마쳤다. 이는 한 시즌 최다득점 신기록이었다. 종전 기록이 팀 동료 서건창(36)이 키움 히어로즈 시절이던 2014년 135득점이었다. 김도영이 무려 8득점이나 경신했다.
김도영의 143득점은 1950년 고즈루 마코토가 보유한 일본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득점과 타이기록이기도 하다. 정작 본인은 득점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연말 시상식과 오프시즌 각종 유튜브 채널에서 한 번도 득점 기록을 언급한 적이 없었다. 득점보다 타점이 애착이 간다고 솔직하게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야구는 득점을 많이 낸 팀이 이기는 스포츠다. 때문에 김도영의 143득점은 충분히 의미 있는 기록이다. 김도영이 최전성기에 들어섰다는 점, KIA 타선이 여전히 막강하다는 점에서, 2025년 김도영이 2024년 김도영을 넘어설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김도영이 출루하면 불러들여줄 동료가 너무 많다. 우선 4번타자가 강력한 홈런타자, 메이저리그 88홈런 출신의 패트릭 위즈덤으로 바뀔 게 유력하다. 위즈덤은 메이저리그보다 느린 KBO리그의 패스트볼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타격 타이밍을 늦추면, 자연스럽게 유인구도 골라내고 좋은 타구를 많이 생산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도영이 1루만 밟고 위즈덤이 홈런을 치면 김도영은 땀 한 방울 안 흘리고 득점할 수 있다.
5~6번은 나성범과 최형우 혹은 최형우와 나성범이다. 두 왼손 베테랑 클러치히터는 올해도 KIA 타선의 허리를 든든히 떠받칠 전망이다. 나성범은 지난 2년간 종아리,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 올해 3년만에 개막전 출전에 도전한다. 경기에 많이 나갈수록 좋은 타격을 할 기회도 늘어나고, 김도영이 득점할 기회도 늘어날 전망이다.
최형우는 두말할 게 없다. 만 42세로 이제 생산력이 꺾여도 아무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 설령 작년보다 조금 기록이 떨어져도 위즈덤과 나성범이 잘 쳐주면 김도영의 득점 페이스는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최형우까지 터지면 KIA 타선은 파티다.
물론 가장 중요한, 김도영의 출루라는 전제가 깔린다. 김도영은 지난 3년간 출루율이 0.312, 0.371, 0.420이었다. 김도영이 올해 4할대 출루율을 유지한다면 KBO리그 144경기 체제 구축 후 최초로 경기당 1득점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참고로 144경기 체제가 시작된 2015년부터 지난 10년간 김도영 다음으로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는 2015년 에릭 테임즈의 130득점이었다. 김도영은 이미 테임즈도 넘어섰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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