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이게 FA 로이드 효과인가.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IBK기업은행은 올 시즌에도 봄배구 진출이 사실상 힘들어졌다. 16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하며 4연패 늪에 빠졌다.
후반기 1승 10패, 승점 37(12승 17패)로 여전히 리그 4위에 머문 IBK기업은행은 3위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승점 55 20승 8패)와 승점 18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만약 남은 7경기에서 최대 승점 21점을 모두 챙겨야 정관장의 현 승점과 비슷해진다. 최근 무서운 기세의 정관장을 생각하면 봄배구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2020-2021시즌 이후 단 한 번도 봄배구 무대를 밟지 못했다.
기대했던 21억 이적생 이소영이 어깨 부상 여파 속에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27점 42점에 그치고 있다. 흥국생명전에서도 선발로 나왔으나 1점에 그쳤다. 최근 부상으로 결장하고 있는 캡틴 황민경도 올 시즌 공격 성공률과 리시브 효율 20%대로 아쉬움을 보이고 있다. 리시브가 강점인 황민경인데, 2008-2009시즌 데뷔 후 단 한 번도 30%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는 걸 감안하면 아쉬운 수치.
그래도 이 선수의 활약에 조금이나마 웃는다. 바로 6년차 아웃사이드 히터 육서영이다. 육서영은 올 시즌 팀이 치른 29경기(108세트)에 모두 선발로 나와 310점 공격 성공률 35.18% 리시브 효율 30.04%를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그려가고 있다. 12일 정관장전에서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 300점 돌파의 기염을 토했다. 국내 선수 기준으로 득점 5위, 공격 성공률 4위에 자리하며 빅토리아 댄착(등록명 빅토리아)와 함께 IBK기업은행 공격을 이끌고 있다.
육서영은 2019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2순위로 IBK기업은행 지명을 받았다. 데뷔 시즌부터 11경기(30세트)에 출전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육서영은 2년차 시즌인 2020-2021시즌에는 25경기(68세트) 125점을 기록했다. 2021년 대표팀 차출 중에 부상을 입는 악재도 있었지만, 2022-2023시즌 33경기(109세트) 270점 공격 성공률 34.25%로 맹활약했다. 지난 시즌에는 데뷔 후 가장 많은 35경기(78세트)를 뛰며 156점 공격 성공률 37.60% 리시브 효율 34.69%를 기록했다.
김호철 감독도 시즌 초에 "IBK기업은행에서 키워야 하는 선수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욕심이 난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육서영마저 없었더라면, 김호철 감독은 아웃사이드 히터 라인을 꾸리는 데 있어 머리가 아팠을 것이다.
육서영은 올 시즌이 끝나면 데뷔 첫 FA 자격을 얻는다. 이른바 'FA 로이드'가 발동한 셈이다. 올 시즌 활약 덕분에 아웃사이드 히터 보강이 필요한 팀에서는 육서영 영입을 생각할 수도 있을 터. 참고로 육서영의 올 시즌 연봉은 1억 1000만원(연봉 1억, 옵션 1000만원)이다.
육서영마저 없었다면 어쩔 뻔했나. 봄배구가 멀어지고, 야심 차게 데려온 이적생의 부진에도 육서영 활약은 작은 위안이다.
한편 IBK기업은행은 20일 화성 홈에서 한국도로공사와 5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가진다.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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