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좌타자를 기가 막히게 잡아낸다. 삼성 라이온즈 '슈퍼 루키' 배찬승이 좌타자 상대로 노히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배찬승은 16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 셀룰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미우리와 자이언츠의 연습경기에서 팀의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1이닝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음에도 전체 투구 수 10개로 공격적인 피칭을 펼쳤다.
팀이 3-4로 뒤진 8회말 배찬승이 마운드에 올랐다. 긴장해서였을까. 배찬승은 선두타자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곧바로 배찬승은 리듬을 찾았다. 두 번째 타자 아키히로 유토에게 초구 빠른 공을 던져 1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1루 주자는 2루로 향했다. 이때 기본기에 충실한 1루 커버 플레이가 돋보였다. 1사 2루에서 세 번째 타자는 좌익수 직선타로 정리했다. 지금까지 연습경기에서 나온 배찬승의 첫 뜬공 아웃.
이때 박희수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방문했다. 박희수 코치의 조언을 들은 배찬승은 네 번째 타자를 1루 땅볼로 정리,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경기 종료 후 배찬승은 구단을 통해 "오늘 몸 컨디션은 90프로 정도로 괜찮았던 거 같다. 전반적으로 긴장을 좀 많이 했었던 같고 일본 선수를 상대해 보니 컨택이 정말 좋다는 걸 많이 느낄 수 있었다. 남은 기간 몸 관리 잘하고 훈련에 열심히 임하겠다"고 등판 소감을 남겼다.
지금까지 두 번의 등판에서 모두 안타 없이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14일 진행된 삼성 자체 청백전에서는 1이닝 퍼펙트를 기록했다. 이때는 포심 패스트볼 5구, 슬라이더 2구, 커브 1구 총 8구를 구사했고, 최고 구속은 150km/h가 나왔다. 도합 2이닝 1볼넷 무실점.
공교롭게도 두 경기 모두 좌타자만 상대했다. 청백전에서는 김지찬, 김성윤, 윤정빈을 모두 2루수 땅볼로 잡았다. 이번 경기는 직선타 하나와 뜬공 2개로 3개의 아웃 카운트를 올렸다.
지난 시즌 삼성은 좌완 투수에 대한 목마름이 컸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좌완 투수 평균자책점이 6.07로 리그에서 가장 낮았다. 9위 KT 위즈가 5.15를 기록한 가운데 6점대를 넘긴 팀은 삼성이 유일했다. 좌완 이승현(6승 4패 ERA 4.23)과 이상민(8홀드 ERA 3.90)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성적을 올린 선수가 없다. 여기에 최채흥이 최원태의 보상선수로 LG 트윈스로 이적, 가뜩이나 아쉬운 좌완 라인이 헐거워졌다.
배찬승을 지명하며 이종열 단장은 "시즌을 치르면서 강속구를 던지는 좌완 불펜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배찬승이 (자체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U-18 대표팀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를 보니 삼성 라이온즈를 내년에 더 강한 팀으로 만들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했다"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또한 이종열 단장은 "빠른 볼을 던지는 왼손 불펜이 없어서 상위권 팀 좌타자들에게 약점을 보였다. 향후 배찬승이 약점을 보완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 좌완 투수들은 좌타자에게 약했다. 삼성 좌완은 좌타자 상대로 피안타율 0.306 피OPS 0.824에 그쳤다. 모두 리그 최하위 성적이다.
배찬승이 좌타자 상대 스페셜리스트로 활약한다면 삼성 불펜진에 숨통이 트인다. 현재 KBO리그는 강력한 좌타자가 즐비하다.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20위 안에 선수 중 좌타자는 총 5명이다. 이는 스위치 히터 멜 로하스 주니어(KT)를 제외한 숫자다. 배찬승이 상대 좌타자 라인을 저격해 주면 불펜 운용이 훨씬 쉬워진다.
지난 청백전이 끝난 뒤 박진만 감독은 "배찬승은 본인의 공을 실전에서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 같다. 배짱이 있다. 기대감이 크다"고 밝혔다. 박진만 감독은 올해 배찬승을 어떻게 활용할까.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