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가오슝(대만) 김진성 기자] “푸이그 귀여워요.”
17일 인천국제공항.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에서 돌아와 대만 가오슝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대기하던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을 만났다. 이주형과 몇 마디 얘기를 했는데, 처음 본 야시엘 푸이그(35)에게 “귀여워요”라는 반응이 나왔다.
실제 푸이그는 덩치는 크지만, 얼굴에선 천진난만함이 간혹 보인다. KBO리그 생활이 처음인 케니 로젠버그, 2년차라도 여전히 KBO리그 경험이 많지 않은 루벤 카디네스의 길잡이 노릇을 하는 듯하다. 이들과 붙어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하는 모습을 봤다.
그 와중에 푸이그는 국내선수들과도 친근함을 과시하는 등 3년만에 돌아와 이미 적응을 끝낸 듯하다. 야구와 무슨 상관이냐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마음이 편안해지고 안정감을 가져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법이다.
단, 가오슝에서 만난 키움 관계자 역시 푸이그가 노력을 많이 한다고 귀띔했다. 사실 3년 전과 현재 키움 멤버가 너무 많이 바뀌었다. 베테랑도 늘어났고,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는 더 늘어났다. FA, 트레이드, 2차 드래프트 등으로 새 얼굴이 많아 푸이그도 이들을 익히는데 시간이 필요했다는 후문이다.
그런 푸이그는 메사 일정 막바지에 현지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정중히 고사했다. 좀 더 야구에 집중하고 싶다는 얘기였다. 구단 유튜브 채널을 보면 푸이그가 라이브배팅에 신중히 임하는 모습이 보인다. 마무리가 유력한 주승우의 공에 헛스윙을 한 뒤 고개도 끄덕였고, 다양한 투수들의 공을 보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야구에서만큼은 ‘엄근진’ 모드다. 올해 푸이그는 타순이 올라올 가능성도 엿보인다. 메사 자체 연습경기서는 리드오프로도 나갔다. 사실 LA 다저스 시절에도 리드오프를 쳐 본적이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4번 타순보단 다른 타순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홍원기 감독은 어쨌든 잘 치는 타자가 한 번이라도 타석에 더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작년에도 1~5번 타순에 컨디션 좋은 타자들을 몰아넣곤 했다. 어차피 타선의 전체적인 무게감이 떨어지니 하위타선은 철저히 수비 위주로 구성하고, 상위타선의 시너지에 집중한 게 나름 통했다. 김혜성(26, LA 다저스)마저 떠난 상황서, 그 기조가 강화될 수 있다.
키움 관계자는 이제 홍원기 감독이 푸이그에게 사실상 선수단 맏형 노릇을 해달라고 주문한 사실을 알려줬다. 그럴 시기가 됐고, 그래야 팀이 잘 돌아갈 수 있다. 친근하지만, 무게중심을 잘 잡는 푸이그의 2025시즌이 눈 앞에 다가왔다. 올해 10개 구단에 아무리 좋은 외국인타자가 많이 왔어도, 여전히 네임밸류, 무게감에서 푸이그보다 앞선 타자는 없다.
가오슝(대만)=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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