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대표팀은 증명하는 곳이 아니다.”
KBS 이영표 축구해설위원의 명언이 야구판에서도 나왔다. 주인공은 이정후다.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취재진에 우와 같은 애기를 했다. 최근 KBO가 의도적으로 젊은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꾸렸지만, 신구조화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사실 그렇다. KBO가 세대교체를 위한 명분으로 국제대회를 치르면, 국제대회에 이미 1~2번 나간 선수들이 KBO리그에서 부진해도 국제대회의 경험을 쌓기 시작했으니 뽑아야 한다는 명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면 선수선발의 투명성이 오히려 흐려질 수 있다.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 벌써부터 궁금하다. KBO는 전통적으로 WBC는 베스트멤버를 꾸려왔다. 류지현 감독이 곧 대만 출장을 떠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단, 베스트멤버를 꾸려도 선이라는 게 있는데, KBO가 베테랑들을 어느 선까지 재소집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미 류현진(38, 한화 이글스)과 김광현(37, SSG 랜더스)는 태극마크를 다시 달 준비가 됐다고 넌지시 드러냈다. 두 사람은 지난 1월 비활동기간에 공개된 윤석민의 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을 통해, KBO가 불러주면 나가겠다는 의사를 사실상 드러냈다.
류현진은 당당하게 국가가 부르면 가고 싶다고 했고, 김광현은 재치 있게 절친한 류현진이 부르면 가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김광현의 농담도 결국 류현진과 결이 같다. 류현진은 한화에 돌아오면서부터 은근슬쩍 국가대표팀 합류를 희망했다.
그렇다면 남은 건 KBO의 결단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국가대표 경험이 있는 베테랑들의 올 시즌 준비와 성적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12년만에 돌아와 초반에 시행착오를 겪다 이내 이름값을 했다. 28경기서 10승8패 평균자책점 3.87. 12년 전과 완전히 달라질 국내 타자들을 겪으며 대응책이 마련됐을 것이다. 결정적으로 미국 생활을 접고 돌아오느라 시즌 준비를 충실히 못한 작년과 달리, 올해는 오키나와 개인훈련부터 호주 멜버른 캠프까지 철저하게 시즌을 준비 중이다. 여러모로 작년보다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이 크다.
김광현은 작년의 부진 탈출이 필요하다. 31경기서 12승10패 평균자책점 4.93에 머물렀다. 커리어 최악의 평균자책점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파워피처에서 피네스피처의 특성을 가미하는 중간과정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실제 김광현은 최근 공개된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오랜 스승 김성근 감독에게 예전처럼 팔 각도가 올라오지 않는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그러자 고개의 방향을 조정하고, 하체운동에 집중하라는 조언을 받았다. 커브가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다고 하자 귀 옆에서 편안하게 던지라는 솔루션도 받았다. 이런 디테일을 가미하면 부활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시대를 풍미한 두 베테랑 투수의 올 시즌 성적과 내용, 그리고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 승선 여부까지. 이정후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어디까지 갈지 지켜봐야 한다. 류현진과 김광현이 태극마크 라스트댄스를 기다린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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