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타이난(대만) 김진성 기자] “어릴 때부터 꾸준히 잘했던 애지.”
롯데 자이언츠는 2025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었다. 알다시피 광주일고 좌완 김태현(20)을 선택했다. 1라운드 3순위 지명권의 삼성 라이온즈가 배찬승에게 기울면서, 롯데의 선택지는 김태현 혹은 우완 김태형(KIA 타이거즈)이었다.
롯데는 좌완의 희소성과 매력을 감안해 김태현을 선택했다. 사실 롯데는 당연히 김태형 선발도 염두에 뒀다. 만약 롯데가 김태현이 아닌 김태형을 뽑았다면, 한 팀의 감독과 신인이 동명이인이 되는, 매우 흥미로운 그림이 만들어질 뻔했다.
실제 지난달 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KIA 김태형은 신인드래프트 당시 KIA 지명 버전과 롯데 지명 버전이 따로 있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KIA에 갈지 롯데에 갈지 헷갈렸다. 솔직히 김태형 감독님 소감도 살짝 준비하긴 했다. 그냥 이름이 같으니까. 잘 하겠다고 말하려고 했다”라고 했다.
KIA 김태형은 롯데 김태형 감독을 실제로 뵙고 인사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약 1개월이 지난 18일, 대만 타이난 국제 태평양 야구훈련센터에서 만난 롯데 김태형 감독은 KIA 김태형을 잘 알고 있었다. 아무래도 감독입장에선 유망주 선수들을 체크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김태형 감독은 웃으며 신인드래프트를 떠올리더니 “걔가 우리 팀에도 올 뻔 했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스카우트 팀에서 이미 왼손투수를 뽑으려고 마음의 준비를 해놨더라. 그 김태형이 야구를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잘 했다”라고 했다.
김태형 감독에게 KIA 김태형이 롯데에 지명될 것을 대비해 김태형 감독을 의식, 지명소감을 따로 준비했다는 에피소드를 전하자 김태형 감독도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이번에 신인 투수들이 좋다”라고 했다. 김태형은 말할 것도 없고 정현우(키움 히어로즈), 정우주(한화 이글스)의 잠재력도 높게 평가했다.
그래도 김태형 감독에게 가장 중요한 선수는 김태현이다. 웃더니 “좌완이 145km를 던지는데 할 말이 없지”라고 했다. 미야자키 연습경기부터 곧바로 투입할 예정이다. 올 시즌 1군에서도 무조건 마운드에 오른다고 예고했다. 특정 보직이 확정된 게 아니라, 그 정도 재능러라면 1군에 올리고 보는 게 맞다는 생각이다.
타이난(대만)=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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