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보스턴 레드삭스가 3루수를 두고 몸살을 앓고 있다. 기존 3루수 라파엘 데버스와 알렉스 코라 감독이 포지션 문제를 두고 대립각을 세웠다.
문제는 알렉스 브레그먼의 영입으로 시작됐다. 보스턴은 브레그먼과 3년 1억 2000만 달러(약 1730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매 시즌 종료 후 '옵트아웃'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이다.
브레그먼은 공수를 겸비한 3루수다. 지난 시즌 아메리칸 리그 3루수 골드글러브를 차지했다. 평균 대비 아웃 기여도(OAA)도 +6으로 전체 3루수 중 8위에 올랐다. 2020년 이후 OAA +17을 기록, 역시 3루수 중 8위에 위치했다.
한편 데버스의 수비력은 점차 하락하고 있다. 데버스는 지난 시즌 OAA -6에 그쳤다. 이는 43명의 3루수 중 공동 36위에 불과하다. 2020년 이후로 -34를 적어냈고, 이는 리그 3루수 중 최하위다.
다만 데버스는 계속 3루에서 뛰고 싶어 한다. 데버스는 "3루가 내 자리다. 나는 줄곧 그 자리에서 뛰어왔다. 구단이 어떤 계획을 세웠는지는 모르겠다. 우리끼리 대화한 적은 있다. 내 입장은 분명히 전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르겠다"고 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데버스는 보스턴과 연장 계약을 체결하며 '3루수'에 대한 약속을 받았다고 한다. 데버스는 2023시즌을 앞두고 보스턴과 11년 3억 3100만 달러(약 4772억원)의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데버스는 "내가 계약할 때 논의된 내용은 확실히 내가 오랫동안 3루를 맡게 된다는 것이었다"라고 했다.
코라 감독은 "지금 보스턴에는 다른 사람들이 있다. 이제는 다른 지도자가 있다. 하임 블룸(전 보스턴 사장)은 지금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있다"고 했다. 블룸은 2023년 9월까지 보스턴 사장직을 역임했다. 데버스의 연장 계약 역시 블룸이 이끌었다. 보스턴은 성적 부진을 이유로 블룸을 해고했고, 이후 블룸은 세인트루이스의 야구 운영 부사장이 됐다.
'디 애슬레틱'은 "코라는 조심스럽게 단어를 골라 말했지만, 2년 전의 약속이 지금의 레드삭스에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라면서 "데버스는 계약서에 명시된 모든 금액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3루를 오랫동안 맡게 될 것이라는 부분을 코라가 무너뜨렸다"고 해석했다.
데버스는 "나는 처음부터 이곳이 비즈니스라는 걸 알고 있었다. 각자의 입장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진행된 것은 옳지 않다"고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코라 감독은 "데버스는 자부심이 강한 선수다. 그는 자신이 3루수라고 생각하며, 그 자리에서 훈련하고 있다. 우리는 그에 맞춰 결정을 내릴 것이다. 하지만 이건 브레그먼과 데버스, 혹은 나의 문제가 아니다. 이건 보스턴의 문제다. 우리가 내릴 결정은 팀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코라 감독은 브레그먼 3루, 데버스 지명타자의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브레그먼은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것이다. 코라 감독이 시키는 어디에서든 뛸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만약 데버스가 계속 3루수로 나선다면, 브레그먼은 2루수로 출전할 전망이다.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