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타이난(대만) 김진성 기자] “마음에 많이 안 들었다.”
롯데 자이언츠 캡틴 전준우(39)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각) 대만 타이난 아시아퍼시픽 야구훈련센터에서 “주장 4년차인데, 큰 의미 없다. 그냥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보통 최고참은 주장을 하지 않지만, 전준우는 “나 밖에 주장할 사람이 없다”라고 했다. 오히려 후배들을 배려한 것이다.
오히려 전준우는 “솔직히 야구선수는 은퇴할 때까지 야구를 잘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나이 들었다고 해서 여유를 부리면 자연스럽게 잊힌다. 그래서 난 항상 은퇴할 때까지는 최고로 야구를 잘 할 생각이다. 올해는 더 잘 해야 한다”라고 했다.
전준우는 2024시즌 109경기서 타율 0.293 17홈런 82타점 57득점 OPS 0.854를 기록했다. 통산타율 0.300에, 30홈런 한 차례, 20홈런 두 차례를 때린 그에겐 만족스럽지 않은 시즌이었다. 그는 “타율도 3할을 달성 못했고, 홈런도 20개를 못 쳤고, 어떻게 보면 좀 내 마음에 많이 안 들었다. 자기 만족도가 있는데 한참 못 미쳤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의도적인 ‘불만족’이기도 하다. 전준우는 “수치를 보면 남들은 ‘뭐 어느 정도 했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조금이 아니고 많이 아쉬웠다. 더 잘할 수 있었다. 초반에 치고 올라가다 중간에 한번 다쳐서 빠졌다. 밸런스도 무너졌다. 그래서 겨울에 준비를 잘 하려고 했다”라고 했다. 전준우는 5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약 1개월간 종아리 힘줄근육 부상으로 재활했다.
나이를 먹을수록 부상 위험이 커지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전준우는 핑계를 대지 않았다. “2017년에 옆구리가 찢어져서 1달 빠지고 처음이었다. 기분이 별로 안 좋았다. 시즌 치르면서 계속 신경을 써야 하니까. 종아리 다치기 전엔 컨디션이 괜찮았다. 홈런 페이스도 좋았다. 다치면서 1달 반을 빠지니 다시 페이스를 찾으려고 하다 스스로 급해졌다. 밸런스가 무너졌다”라고 했다.
전준우는 FA 4년 47억원 계약의 두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41세 시즌까지 보장된 선수. 그러나 불만족인터뷰로 보듯 느슨함은 없다. 롯데의 5강 목표는 당연하고, 개인적으로도 통산 2000안타(1936안타)와 1000타점(970타점)이 보인다.
특히 200홈런-2000안타는 KBO 역사상 단 12명(박용택, 최형우, 김현수, 양준혁, 최정, 김태균, 이대호, 황재균, 이승엽, 강민호, 장성호, 홍성흔)밖에 없다. 64안타만 보태면 되니, 올해 KBO 13번째 200홈런-2000안타 클럽 가입이 유력하다.
전준우는 “올해는 기록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2000안타는 당연히 해야 하고 1000타점도 있다. 당연히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높은 기록을 생각한다. 더 많은 게임을 뛰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젊은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다. 나이 많다고 당연히 경기에 나가는 건 아니다. 그래야 내 자리가 있다. 안주하지 않아야 한다”라고 했다.
롯데 외야는 올해도 빅터 레이예스, 황성빈, 윤동희 체제다. 전준우는 주로 지명타자로 나가면서 좌익수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윤고나황손’이란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롯데 야수진은 리빌딩이 잘 되고 있다. 그들 뒤에 전준우라는 거목이 버티고 있다. 이런 선수가 있어야 롯데가 5강에 갈 수 있다.
타이난(대만)=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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