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박승환 기자] "(김)영우를 테스트해 볼 생각을 갖고 있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2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인디언 스쿨 파크 야구장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발목 부상을 인해 조기 귀국한 장현식의 역할을 대체할 후보로 '1라운드' 특급유망주 김영우를 언급했다.
서울고를 졸업한 김영우즌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LG의 선택을 받았다. 고교 3학년 시절 토미존 수술을 받으면서 1년을 유급했지만, 최고 156km의 강속구를 뿌리는 재능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리고 김영우는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사령탑의 눈을 제대로 사로잡은 모양새다.
LG는 최근 예상치도 못한 날벼락을 맞았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4년 총액 52억원을 전액 보장해주는 조건으로 영입한 '마무리' 장현식이 지난 17일 저녁을 먹고 숙소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발을 헛디뎌 오른쪽 발목 부상을 당했다. 2024시즌 LG의 마무리 역할을 맡았던 유영찬이 수술대에 오른 상황에서 장현식에게 중책을 맡길 생각을 갖고 있던 LG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는 순간.
일단 장현식은 18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19일 현지 병원으로 이동해 X-레이 검사를 받았다. 검진 결과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지만, 결코 안심할 순 없는 단계다. MRI 검사에서 인대에 문제가 드러날 수도 있는 까닭. 일단 LG는 장현식의 발목 인대에 손상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장현식은 정밀검진을 받기 위해 20일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염경엽 감독은 20일 인터뷰에서 "하루 사이에 통증이 줄어드는 속도는 빨랐다. 그래서 그나마 다행이다. 일단 X-레이 검사에서 뼈에 이상은 없었다. 인대 손상이나 이런 것은 MRI 검진을 통해서 볼 것이다. 손상이 어느 정도인지, 회복 속도가 어떻게 될지를 봐야 한다. 인대 손상이 심하지 않았을 때 잘하면 개막전에 맞출 수 있을 것 같지만, 길게보면 10경기, 짧게보면 2경기 정도는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일단 장현식은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 합류하지 않고, 회복에 전념한다. 사령탑은 "침을 맞든, 최대한 좋은 방법은 다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벌써부터 LG는 장현식이 개막전에 맞춰서 돌아오지 못할 것을 생각, 대체 방안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일단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한 가지는 2023년 마무리 고우석이 부상을 당했을 때처럼 다양한 선수들을 상황에 맞게 마무리로 기용하는 것, 두 번째는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를 임시 마무리로 내세우는 게 있다.
이 과정에서 염경엽 감독이 '루키' 김영우의 이름을 꺼냈다. 사령탑은 "일단 최종적으로 시범경기를 통해 가장 좋은 사람이 마무리를 맡든, 아니면 2023년처럼 다양한 선수를 기용할 생각을 갖고 있다. 2023년에도 고우석이 없어서, 돌아올 때까지 (박)명근이도 마무리를 하고, (백)승현이와 (김)진성이도 했었다. 현재 이 방법을 쓸지, 혹시 (김)영우가 좋다면, 테스투를 해볼 생각을 갖고 있다. 테스트를 해보고 첫 경기에서 통과가 된다면, 그렇게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올해 김영우를 불펜 투수로 기용할 방침을 갖고 있는 상황. 염경엽 감독은 "김강률과 김진성, 장현식 중에서 구위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했는데, 벌써 장현식이 부상으로 문제가 생겼다. 이 부분을 시범경기를 통해 메워가야 한다. 2023년에는 고우석, 이정용, 정우영,이 핵심 필승조였는데, 세 명이 모두 망가졌다. 당시 백승현, 함덕주, 박명근이 지켜냈다. 그리고 이정용을 선발로 돌리면서 유영찬이 만들어졌다"며 김영우에게도 이러한 역할을 맡겨볼 뜻을 드러냈다.
김영우의 재능은 확실하다. 아직 몸이 다 만들어지지도 않았을 2월 하순임에도 불구하고 20일 자체 청백전에서 최고 151km의 강속구를 뿌렸다. 최저 구속도 149km로 매우 좋았다. 그리고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청백전이었던 만큼 전력 투구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실전에서는 더 빠른 구속을 뽑아낼 수 있을 정도다.
염경엽 감독의 지론에서 마무리 투수의 구위는 필수적. 김영우는 충분히 후보가 될 수 있다. 그는 "마무리 투수는 구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구위가 없는 투수들은 항상 불안하다"며 "마무리는 힘으로 타자를 누를 수 있어야 한다. 마운드 위에서 배짱도 괜찮은 것 같다"며 "나의 희망사항은 김영우가 김택연이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많은 엄청난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것은 장현식의 정밀검진 결과가 나와봐야 한다. 그러나 시즌 초반 공백기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면, 김영우가 마무리를 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장현식의 부상은 분명 치명적이지만, 김영우라는 특급유망주가 무럭무럭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일 수도 있다.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