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KIA 타이거즈 스프링캠프 최고 고민은 '국가대표 마무리 투수' 조상우의 등판 시점이다. 조상우는 9회 마무리는 물론 8회 셋업맨은 물론 이보다 앞선 시점까지 전천후 등판이 가능한 만능 불펜 투수다. 본격적인 2차 스프링캠프에 앞서 이범호 감독이 힌트를 던졌다.
2024시즌 KIA는 최고의 해를 보냈다. 김도영이 38홈런-40도루로 잠재력을 만개했고, 팀도 위기를 딛고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삼성 라이온즈를 물리치고 대망의 'V12'를 달성했다. 안방 광주에서 37년 만에 축포를 쏴 더욱 뜻깊은 우승이었다.
올해에도 KIA는 우승을 노린다. 외국인 선수 구성에서도 우승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지난 시즌 타율 0.310 26홈런으로 나쁘지 않았던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결별하고, 메이저리그 통산 88홈런을 친 강타자 패트릭 위즈덤을 영입했다. 또한 '에이스' 제임스 네일을 다시 눌러 앉혔고, 새로운 에이스급 투수 아담 올러를 데려왔다.
조상우 영입으로 방점을 찍었다. 지난해 12월 19일 KIA는 키움 히어로즈에 현금 10억원, 2026년 신인 1라운드, 4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조상우를 영입했다. KIA는 "현장과 불펜 보강 필요성에 대해 공감해 이번 트레이드를 추진했다. 조상우는 150km대의 빠른 공과 예리한 슬라이더가 주무기이며, 스플리터,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겸비하고 있는 검증된 투수이다. 그동안 KBO리그 및 국제대회에서 필승조로 활약한 만큼 향후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장현식의 빈자리를 완벽히 메웠다. 앞서 LG 트윈스는 장현식과 4년 총액 52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36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장현식을 잃은 KIA는 조상우라는 빅네임으로 공백을 해결한 것.
정해영과의 공존이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다. 정해영은 2021년부터 팀의 부동의 마무리로 등극, 4시즌 연속 20세이브를 넘겼다. 지난해에도 31세이브로 뒷문을 철통같이 지켰고, 4월24일 키움전 22세 8개월의 나이로 KBO리그 최연소 100세이브를 작성했다. 조상우도 지금까지 88세이브를 기록했고, 국가대표 경기에서 마무리의 중책을 맞은 적도 있다. 누가 9회에 등판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스프링캠프 출국에 앞서 이범호 감독은 조상우와 이야기를 나눠보고 결정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무리는 웬만하면 틀을 안 바꾸려고 한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부상 선수도 발생할 수도 있고. 지금 틀을 유지하려고 생각한다"며 정해영의 마무리 등판을 암시했다.
미국 어바인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생각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이범호 감독은 지난 19일 "조상우가 워낙 큰 경기도 많이 해 봤고 국가대표도 많이 던져 봤다. 정혜영 뒤에 바로 붙일지, 아니면 앞쪽에서 중심 타선을 상대를 하게 하고 또 정해영까지 넘어가는 중간에 누구를 틈을 줄지, 그런 부분들은 투수 코치님들하고 좀 더 상의를 해봐야 한다"고 했다.
아직은 정확한 보직을 결정하지 못한 듯하다. 마무리부터 셋업맨, 혹은 그 이전 등판까지 모두 고려하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다. KIA 불펜진은 양과 질 모두 리그 최강 수준이다. 조상우와 정해영을 비롯해 전상현, 곽도규, 이준영, 최지민 등 훌륭한 자원이 즐비하다. 지난 시즌 부진했던 사이드암 임기영도 2023년 16홀드 평균자책점 2.96으로 리그 정상급 불펜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그러면서 이범호 감독은 "조상우가 컨디션이 굉장히 좋아서 초반부터 빵빵빵 치고 들어간다고 하면 8회에 붙여놓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일단 조상우를 셋업맨으로 생각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전상현이 7회를 책임지는 그림이 나온다. 전상현-조상우-정해영까지 필승 공식이 그려지는 것.
훌륭한 자원이 많은 만큼 계속 고민 중이다. 이범호 감독은 "여러 가지 옵션들이 많다. 좌완 투수들도 굉장히 좋은 선수들 많다. 팀이 이길 수 있는 게 첫 번째이기 때문에 이길 수 있는 로테이션을 어떻게 맞출지 고민을 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정규시즌 개막까지 한 달가량이 남았다. KIA의 불펜 교통정리는 어떻게 끝날까.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