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도영이 쉬면 변우혁이라는 확실한 카드가 있다. 그렇다면 박찬호가 쉬면?
KIA 타이거즈 박찬호(30)와 김도영(22)은 지난해 1120⅓이닝, 1111이닝으로 리그 2번째, 6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올해 KIA의 은근한 과제 중 하나가 두 사람의 수비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내는 일이다. 둘 다 아직 젊지만, 피로도 앞에 장사 없다. 부상 방지를 위해 활동량 많은 두 선수의 에너지 관리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범호 감독은 작년 부임할 때부터 주축 선수들에게 자율권을 최대한 부여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정규훈련 시간 외엔 개개인에게 필요한 훈련을 하고, 휴식하고 싶으면 하라고 했다. 자신만의 루틴을 알아서 만들고 지키라는 배려였다. 대신 결과에 대한 책임은 각자에게 철저하게 지웠다.
연습경기도 마찬가지다. KIA 베테랑들은 전통적으로 오키나와에서 많은 경기에 나가지 않는다. 정규시즌 개막전에 초점을 뒀다. 오키나와에서 맛보기로 땀을 낸 뒤, 국내 시범경기서 본격적으로 페이스를 올려왔다.
22일 일본 오키나와 코자 신킨스타디움에서 열린 히로시마 도요카프전도 마찬가지였다. 김도영은 출전을 자청해 수비 4이닝, 타격 세 타석 소화를 했다. 반면 박찬호는 훈련만 하고 쉬었다. 그리고 이범호 감독은 박찬호를 대신해 김규성을 9번 유격수로 내세웠다. 3타수 1안타 1사사구 1삼진.
김규성은 선린인터넷고를 졸업하고 2016년 2차7라운드63순위로 입단한 내야수다. 2020년부터 1군에서 몸 담아왔지만, 주전의 벽을 뚫지 못했다. 한 방이 있지만, 타격이 약간 거칠다는 평가가 있고, 대부시가 중요한데 약간 매끄럽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이범호 감독은 박찬호의 플랜B로 가장 먼저 김규성을 기용한 건 나름의 의미가 있을 수도 있다.
현재 박찬호 백업을 소화할 수 있는 내야수는 김규성을 비롯해 홍종표, 박민, 윤도현이 있다. 이들이 전부 1년 내내 1군에서 함께 뛰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내야에 베테랑 서건창이나 변우혁이 있고, 외야에도 최근 김호령과 고종욱이 가세했다. 백업 내야수가 많으면 좋지만 엔트리 구성 및 운영 과정에서 마냥 그들만 고려하긴 어렵다.
결국 오키나와 연습경기와 국내 시범경기를 통해 어느 정도 순번과 옥석을 가릴 가능성이 있다. 잔여 4경기서 박찬호가 선발로 나올 수도 있지만, 김도영이 선발에서 빠질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김도영과 패트릭 위즈덤이 쉬면 변우혁이 선발로 나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위의 4인방 역시 3루 수비가 가능하다. KIA는 최근 젊은 내야수들을 2군에서 철저히 멀티 포지션을 장착시켰다.
4인방 모두 타격에도 소질이 있는 편이어서 백업으로만 쓰기 아까운 건 사실이다. 그러나 박찬호와 김도영, 김선빈의 아성을 당장 넘긴 어렵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서 KIA 백업 내야수들의 활용법과 퍼포먼스가 최대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누구든 이범호 감독의 마음을 흔들어야 한다. 수비의 안정감이 가장 중요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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