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타이난(대만) 김진성 기자] “나를 파악하는 시간.”
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투수 터커 데이비슨(28)은 2020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시작으로 LA 에인절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뛰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56경기서 4승10패 평균자책점 5.76을 기록했다. 그렇게 눈에 띄는 스펙은 아니다.
대신 2021년 애틀랜타의 월드시리즈 우승멤버였다. 당시 애틀랜타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4승2패하며 우승했다. 데이비슨은 1경기서 2이닝 2피안타 4실점(2자책)으로 부진했지만, 그래도 우승반지를 받을 수 있었다.
데이비슨은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각) 대만 타이난 아시아 태평양 국제야구훈련센터에서 이를 떠올리며 “4연패나 5연패를 하고 있어도 처지지 않고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싶다. 어린 선수들에게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주고 싶다. 베테랑들에게 나도 배울 게 있으면 배우겠다”라고 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갔다는 얘기다. 1992년 이후 33년간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는 롯데로선, 데이비슨의 월드시리즈 우승 기운을 받고 싶다. 실제 데이비슨은 신인 김태현(20)의 라이브피칭을 자세히 지켜본 뒤 고개가 뒤로 쏠려 중심이동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기도 했다.
데이비슨은 올해 찰리 반즈에 이어 2선발로 뛴다. 유강남은 “아직 제대로 공을 받아보지 못했지만, 변화구 구사능력이 좋고, 좀 파워풀한 피칭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슬라이더를 두 가지 종류로 던진다”라고 했다.
데이비슨은 타이난에서 퓨처스팀과의 연습경기에 등판, 몸을 풀었다. “전반적으로는 되게 좋았던 경기다. 왜냐하면 내가 원하는 공을 던질 수가 있었다. 첫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커맨드가 좋았다. 스트라이크 존에 좀 더 넣는 연습을 해야 한다”라고 했다.
롯데 출신 외국인선수들에게 추천을 받았다. 데이비슨은 “니코 구드럼에게 제일 많은 조언을 받았다. KBO에 대한 조언보다 부산이 어떤 도시이고, 어떤 응원문화를 갖고 있고, 어떤 좋은 곳이 있는지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아내가 잘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얘기도 들었다”라고 했다.
이미 KBO리그 타자들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다. “미국은 파워 히터가 너무 많다. KBO는 컨택형 타자가 너무 많은 것도 알고 있다. 이미 마이너리그나 메이저리그에서 정말 다양한 타자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는 걱정이 없다. 파워히터를 어떻게 더 상대할지 컨택형 타자를 어떻게 상대할지 많은 연습을 하고 있다”라고 했다.
메이저리그에선 인상적인 오퍼가 없었다고 솔직하게 밝히기도 했다. 데이비슨은 “마이너리그에서 오퍼가 왔지만, 불펜에서 시작하는 것이었다. 롯데는 바로 선발투수를 맡긴다고 했다. 이게 가장 매력적이다. 최대한 승리를 많이 쌓을 수 있게 게임을 컨트롤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애런 윌커슨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떠났지만, 의식하지 않는다. 데이비슨은 “매 경기 팀에 승리를 안길 수 있게, 좋은 구위를 갖고 던지는 게 최종 목표다. 어떻게든 가을야구로 가고 싶다. 그 목표를 채우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가장 중요한 건 본인 자신이다. 최근 구속이 약간 떨어진 게 이슈다. 데이비슨은 “내가 어떠한 유형의 투수인지 그리고 어떠한 투수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걸 고민을 많이 할 것이다. 지난 몇 년간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었다. 롯데에서 최대한 승리도 많이 가져가면서 직구가 어떠한 방식으로 좋아지는지, 구속이 얼마나 올라갈 수 있는지 연구를 통해서 나를 정확하게 파악할 계획”이라고 했다.
타이난(대만)=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