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타이난(대만) 김진성 기자] “야구, 너무 쉽게 생각했구나.”
이호준 감독의 NC 다이노스는 24일(이하 한국시각) 대만 타이난 아시아 태평양 야구훈련센터에서 TSG 호크스와 연습경기를 치러 3-19로 대패했다. 선발 임상현부터 투수들이 줄줄이 자기 구위, 스피드를 내지 못하고 자멸했다. 야수들은 한재환의 한 방 정도를 제외하면 무기력했다.
현장에선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대만으로 넘어온지 얼마되지 않아 시차적응이 필요하고, 첫 대외 실전이니 그럴 수 있었다고 위안 삼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25일 푸방 가디언스와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호준 감독은 “그건 인정해주고 싶지 않다”라고 했다.
이호준 감독은 잠을 제대로 못 이룬 듯했다. 처절한 자기비판, 통렬한 반성을 했다. “야구 이렇게 하면 되겠다 하고, 너무 간단하게 쉽게 생각했는데 어제 막상 딱 게임을 해 보니까 야구가 이렇게 힘들고 정말로 엄청나게 디테일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느꼈다. 내가 너무 그 간단하게, 쉽게 생각했구나 싶어서 반성을 많이 했다”라고 했다.
비공식 데뷔전 3-19 패배, 이호준 감독 자신에게 제대로 하라는 “메시지를 준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도 그렇게 될 줄은 몰랐는데, 너무 쉽게 생각하다 제대로 맞았다. 진짜 반성 많이 했다. 선수들에게 ‘감독님 정신 차리세요’라고 하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라고 했다.
너무 화가 났지만, 꾹 참았다. 이호준 감독은 “그냥 뭐 컨디션 조절이나 좀 하고, 가볍게 이런 생각으로 게임을 하니 결과가 당연했다. 연습게임이지만 그런 생각으로 게임에 임하면 결과가 딱 이렇게 나오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 감독으로 첫 경기인데 욱이 한 세 번 정도 올라오더라고요. 악을 한 번 빡 쓰려고 잘 참았다 생각은 했어”라고 했다.
또한, 이호준 감독은 “비행기 타고 한 4일간 공을 안 던진 것도 있지만, 별로 그걸 인정해 주고 싶지는 않다. 그냥 다시 또 준비를 해야 되겠다 싶다. 너무 빨리 결정하고, 너무 빨리 생각한 것 같다. 시범경기까지 지켜보고, 더 관찰해서 결정하고 준비해야 한다. 미국에서 145km 나온 선수가 133km를 던졌으니. 이런 것도 생각해야 되겠다 싶더라”고 했다.
푸방전을 준비하면서 겁도 났다는 후문이다. 이호준 감독은 “나는 사실 어제 한 경기를 치르고 좀 겁도 좀 났다. 어제 끝내 잠들 때까지 ‘오늘 경기를 어떻게 해야 되겠다’라는 답이 안 생기더라고요. ‘이거 뭐지? 이거 내 머리가 이렇게 멍청해졌나? 뭐 이런 생각도 들고. 그런데 이유는 내가 찾아봐야죠”라고 했다.
이호준 감독은 25일 푸방을 상대로 비공식 첫 승을 노린다. 선발투수는 1선발로 뽑아온 로건 앨런이다. 아직까지 포심 135km까지밖에 나오지 않아 이호준 감독의 애를 태우지만, 실전은 다를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운동하는 태도, 팀 퍼스트 마인드는 최고라는 게 내부의 전언이다.
타이난(대만)=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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