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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타이난(대만) 김진성 기자] “KBO리그 최고의 타자, 김도영과 맞붙고 싶다.”
NC 다이노스 새 외국인투수 로건 앨런(28)은 메이저리그 통산 45경기서 5승11패 평균자책점 5.79에 불과하다. 요즘 KBO리그에 온 뉴 페이스 외인 치고 커리어가 화려하지는 않다. 그러나 주무기 벌칸체인지업과 두 종류 이상의 슬라이더, 커브, 커터 등 다양한 구종과 정교한 커맨드가 강점이다.
포심패스트볼도 140km대 중반으로는 꾸준히 나왔다. NC는 로건이 KBO리그에서 통할 것으로 믿고 신규 외국인선수 상한선인 100만달러를 꽉 채워 영입했다. 그런 로건은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각) 대만 타이난 아시아태평양 국제야구훈련센터에서 KBO리그에서 가장 잘 치는 김도영(22, KIA 타이거즈)과 맞붙고 싶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NC와 KIA는 3월22일과 23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개막 2연전을 갖는다. NC는 당연히 개막전 선발투수로 로건을 고려한다. 그러나 시원시원한 성격의 이호준 감독은 대만에서 좀처럼 개막전 선발투수에 대해 확언하지 않았다.
사실 이호준 감독이 로건을 바라보며 마음고생을 꽤 했다. 계속 취재진에 “25일 경기를 지켜보세요”라고 했다. 로건이 미국에서 그래도 포심 140km대 중~후반이 나온 투수였다. 그런데 막상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구속이 올라오는 페이스가 더뎠다.
실제 로건은 최근 불펜투구에서도 최고 135km에 그쳤다. 이호준 감독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토종 선발진이 아무래도 약한 NC에 외국인투수 로건과 라일리 톰슨의 활약은 엄청나게 중요하다. 이호준 감독은 정 안 되면 라일리를 개막전에 쓰면서 선발진 운영에 변화까지 줘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다. 이용훈 투수코치가 서재응 수석코치와 함께 고안해 화제가 된 ‘7선발 체제’ 역시 선발진에 대한 고민이 크다는 방증이다.
더구나 구단 사람들과 코칭스태프가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과 타이난 캠프에서 지켜본 로건은 매우 성실한 투수다. 25일 푸방 가디언스와의 연습경기도 선발투수이니 늦게 나와도 된다고 했는데, 선수들과 함께 일찍 나와 더 큰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쳤다. 훈련도 정말 열심히 하고, 국내 선수들과의 관계도 원만하다.
그래서 이호준 감독의 걱정이 더 컸다. 다른 팀 외국인투수들 구속이 벌써 150km을 넘는다고 하는데 너무 열심히 하는 에이스가 겨우 135km라니. 그렇다고 로건에게 직접 찾아가서 “너 구속 언제 올라올 거니?”라고 물어볼 수도 없으니. 이호준 감독은 몰래 취재진에만 답답함과 불안함을 내비쳤다. “일부러 로건 옆에 가지도 않는다”라고 했다.
그래서 이호준 감독이 25일 경기를 준비하면서 기대한 건 딱 하나다. 승패도 승패지만, 로건의 스피드다. “제발 145km 하나만 찍어라”였다. 그리고 이호준 감독이 1~2회를 지켜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듯하다.
로건은 실제 포심 최고 144km까지 나왔다. 최저 137km였다. 역시 불펜투구는 100%로 던지지 않았으며, 스스로 체계적으로 몸 컨디션을 올리는 투수라는 게 입증됐다.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도 점검했다. 2회에 2루타 연속 두 방을 맞으며 2실점했지만, 그건 괜찮다.
이로써 로건이 개막전서 김도영과 맞붙고 싶다는 희망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NC는 로건의 컨디션이 좋다면 개막전서 무조건 로건을 써야 한다. 로건의 벌칸체인지업과 김도영의 맞대결이 광주 개막전 최대의 화두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로건은 구단을 통해 "NC 다이노스 일원으로 처음으로 경기에 던질 수 있어 좋았다. 마운드 위에서 나의 공을 던질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몸 상태, 구속 등 내가 생각했던 계획에 맞게 단계적으로 준비되고 있다. 변화구 위주로 투구했고 새로운 공인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내 변화구가 마운드 근처에서 얼마나 변화되는지에 대해 테스트했다. 특히 체인지업과 스플리터에 대해 집중적으로 테스트했다. 시즌에 맞춰 나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잘 준비하겠다"라고 했다.
타이난(대만)=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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