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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타이난(대만) 김진성 기자] “국가대표 포수가 우리 팀에 있는데…”
포수 출신의 NC 다이노스 전임감독은 구단이 FA로 영입한 박세혁(35) 대신 김형준(26)을 과감하게 주전 포수로 활용했다. 놀랍게도 이호준 신임감독 역시 이 부분에선 생각이 같다. 올 시즌 주전포수에 김형준을 사실상 낙점했다.
김형준은 2023 항저우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서 주전포수로 뛰며 대표팀에 크게 기여했다. 작년 프리미어12서는 배테랑 박동원(LG 트윈스)을 뒷받침하는 백업으로 또 한번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제 국가대표 붙박이 포수가 됐다.
대표팀은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연령에 관계없이 대회 규정 속에서 최상의 전력을 꾸릴 계획이다. 그렇다고 해도 김형준의 대표팀 승선 가능성은 꽤 높다고 봐야 한다. 어깨, 수비력, 경기운영, 일발장타력 등 포수가 갖춰야 할 모든 조건을 갖춘 육각형 공수겸장으로 진화 중이다.
이호준 감독은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각) 대만 타이난 아시아 태평양 국제 야구훈련센터에서 “(박)세혁이도 재밌다. 타격이 많이 좋아졌다. 디펜스도 나쁘지 않다”라면서도 “국가대표 포수가 우리 팀에 있는데, 괜히 국가대표 주전 포수이겠어요? 형준이가 디펜스는 세혁이보다 위라고 본다”라고 했다.
김형준은 올 시즌을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감독으로부터 능력을 인정을 받았지만, 만족이란 없는 듯하다. 25일 푸방 가디언스와의 연습경기를 앞둔 다른 선수를 취재하던 도중, 우연히 김형준이 KBO ‘NO.1 안타머신’ 손아섭(37)과 타격에 대해 얘기하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김형준은 직접 타격 자세를 손아섭 앞에서 보여주면서 뭔가 얘기를 했다. 그러자 손아섭도 진지하게 피드백을 했다. 두 사람은 한참 1루 덕아웃에서 타격 자세를 취하며 열띤 토론을 했다. 손아섭은 “앞으로 그렇게 해보고 또 계속 형이랑 얘기 해보자”라고 했다.
손아섭은 KBO리그 통산 최다안타(2511안타) 1위이자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교타자다. 라인드라이브 타구 생산에만 초점을 맞춰 발사각을 조절하는 선수다. 반면 김형준은 엄밀히 말하면 손아섭과 스타일, 방향성이 다른 타자다. 삼진이 많지만 한 방 능력이 탁월한 선수다. 2024시즌 119경기서 17홈런을 때렸다.
단, 김형준은 지난해 삼진을 무려 144차례 당했다. 리그 최다 4위였다. 자신보다 삼진을 많이 당했던 김재환(두산 베어스)과 김영웅(삼성 라이온즈)이 각각 29홈런, 28홈런을 친 걸 감안하면 답이 나온다. 장타력이 있지만, 애버리지가 너무 떨어졌다. 고작 0.195였다. 일단 홈런 수가 줄어들어도 애버리지를 올리면서 팀에 더 기여할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
NC 관계자는 포괄적 의미로 “중심이동에 대한 애기를 나눴다”라고 했다. 스프링캠프는 그라운드에서 야구만 하는 기간이 아니다. 대화와 소통의 시간이다. 야간훈련을 하지 않는 NC는 저녁시간에 ‘야구 토크’를 충분히 할 수 있다. 김형준이 타격에 대한 실마리를 찾고 시즌을 맞이하면 NC로선 금상첨화다.
타이난(대만)=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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