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내와 같이 울었다.”
KIA 타이거즈 사이드암 임기영(32)은 2024년 10월28일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 그 순간,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동료들과 감격을 누릴 수 없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집에서 아내와 함께 TV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사람이라면 화 나는 게 당연하다. 임기영은 속상해서 한국시리즈도 제대로 안 봤다고 했다. 그러나 우승 그 순간의 모습까지 외면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그렇게 V12가 확정되자, 식탁에 앉아 우는 아내의 모습을 바라보던 임기영도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아내에게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미안함이었을 것이다.
임기영은 2023시즌 64경기서 4승4패3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2.96으로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체인지업 그립을 바꾸면서 낙차가 커졌다. 언터쳐블로 변신하며 메인 셋업맨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그 여파로 2024시즌에 피로도가 몰려들었다. 37경기서 6승2패2홀드 평균자책점 6.31에 머물렀다.
이범호 감독은 임기영을 최대한 배려하며 조심스럽게 기용했다. 그러나 임기영은 끝내 2024시즌에 살아남지 못했다. 그래도 FA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신청 직전 심재학 단장에게 KIA 사랑을 어필했고, 사실상 합의 끝 FA 시장에서 재결합했다.
임기영은 비활동기간에 조상우와 함께 미국 샬럿주 노스캐롤라이나 트레드 어슬레틱센터에서 개인훈련을 하고 켈리포니아주 어바인으로 넘어가는 일정을 소회했다. 그랬던 두 사람은 나란히 25일 일본 오키나와 킨 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경기에 나갔다. 조상우는 1이닝 2피안타 무실점했다.
반면 임기영은 1이닝 4피안타 1실점했다. 이원석, 최인호, 안치홍, 황영묵에게 잇따라 한방씩 맞았다. 포심 최고 스피드는 140km이었다. 평균 138km.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작년 포심 평균 134.3km였다. 한창 좋았던 2023년은 137.2km.
즉, 시즌 개막 1개월을 앞두고 2023시즌과 비슷한 수준의 평균 스피드를 회복했다는 의미다. 이는 상당히 빠른 페이스다. 그런데 정작 안타는 4방이나 맞았다? 그럴 수 있다.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를 통해 살펴본 임기영은, 예년과 확연히 달랐다.
공을 던지는 과정에서 고개를 숙이긴 하지만, 공을 던질 때 거의 팔을 오버스로우를 연상하게 할 정도로 올렸다. 사이드암은 말할 것도 없고 보통의 스리쿼터보다도 약간 높은 지점이었다. 익숙지 않은 폼이어서 안타를 많이 맞았을 수도 있다. 어쨌든 임기영으로선 자신의 공에 스피드가 더 붙는 걸 확인한 것만으로 수확이다.
어떠한 새로운 자세를 만들어가는 것인지, 이 폼에 집중할 시간이 필요한 것인지는 다음 등판이 말해줄 것이다. 이 변화가 시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올 시즌 KIA 불펜은 임기영이 정상적인 위력을 회복하면 짜임새가 더욱 회복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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