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오키나와(일본) 김경현 기자] "나를 믿지 못했다"
SSG 랜더스 송영진이 자신의 피칭에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송영진은 25일 일본 오키나와현 온나손 아카마 볼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서 선발투수로 출전, 2이닝 3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구속은 145km/h까지 나왔다, 총 42구를 던져 포심 패스트볼 21구, 슬라이더 10구, 포크볼 6구, 커브 5구를 구사했다.
극과 극의 피칭이었다. 송영진은 1회 선두타자 김지찬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김헌곤과 이재현을 처리했지만, 르윈 디아즈와 강민호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2사 만루 위기를 초래했다. 차승준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을 면했다.
2회에는 다른 사람이 됐다. 송영진은 첫 타자 함수호를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이어 이병헌을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다, 심재훈에게 큼지막한 우익수 방면 타구를 맞았지만, 이 타구는 파울 라인을 벗어났고, 우익수 하재훈이 펜스에 몸을 부딛히며 타구를 낚아챘다.
당초 계획대로 2이닝을 소화한 송영진은 마운드를 내려갔다.
경기 종료 후 송영진은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렇게 던지면 5선발 못 들어갈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경헌호) 투수코치님이 주문을 했던 게 있다. 피해 가지 말고 3구 안에, 길면 5구 안에 끝내라고 하셨다, 그게 잘 안되서 오늘 너무 아쉬웠다, 그래도 2회는 조금이나마 쉽게 풀어갔던 것 같아 그걸로 위안을 삼고 있다"고 했다.
첫 실전부터 쉽지 않은 상대를 만났다. 대거 후보 선수를 내보낸 SSG와 달리 삼성은 1군 선수를 다수 기용했다, 송영진은 "첫 실전인데 타선이 좀 빡세더라"며 "도망가서 저를 믿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유독 송영진은 1회에 약했다. 지난 시즌 1회 피안타율 0.330에 평균자책점 7.56에 그쳤다. 6회까지 성적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경헌호 코치 역시 아쉬움을 드러냈다고 한다. 송영진은 "(경헌호) 투수코치님이 (1회를 마치고) '너를 왜 이렇게 못 믿냐'고 하셨다. 그래서 2회는 그나마 쉽게 풀어간 것 같다"고 했다.
올해 포인트는 포크볼이다. 송영진은 비시즌 동안 포크볼을 중점적으로 연마했고, 포크볼이 더욱 위력적일 수 있도록 팔 각도까지 낮췄다고 한다. 송영진은 "코킹이 잘 나오지 않았다. 가동성을 늘리며 팔 각도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또한 투구판을 밟은 위치 역시 3루에서 1루 쪽으로 바꿨다. 송영진은 "투구폼이 오픈되는 폼이다. (3루를 밟고 던지면 상체가) 도망가더라. 1루 쪽을 밟으면 완전 크로스로 나간다"고 그간 변화를 설명했다. SSG 관계자는 "투구판 위치 변화 후 스트라이크존 구사 능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귀띔했다.
인터뷰 내내 송영진은 아쉽다는 말을 반복했다. 오늘의 아픔이 더 나은 송영진을 만들 수 있을까.
오키나와(일본)=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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