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오키나와(일본) 김경현 기자] "(윤)도현이가 지금 시합을 뛰기 위해서는 3루수, 유격수, 2루수를 다 볼 수 있어야 한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내야수 윤도현의 쓰임새를 명확히 했다. 윤도현의 출전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활용을 예고했다.
윤도현은 25일 일본 오키나와 킨 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경기에서 3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공수에서 펄펄 날았다. 1회말 홍종표의 좌전 안타와 최원준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무사 1, 2루에서 윤도현은 엄상백의 빠른 공을 받아쳐 중전 1타점 적시타를 뽑았다. 8회초 무사 1루 상황, 3루로 포지션을 옮겨 멋진 점프캐치로 이도윤의 안타성 타구를 훔쳤다.
다음날(26일) 킨 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이범호 감독에게 윤도현의 쓰임새를 물어봤다. 이범호 감독은 "원래 주 포지션은 유격수를 많이 봤다"라면서 "(윤)도현이가 지금 시합을 뛰기 위해서는 3루수, 유격수, 2루수를 다 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기존 3루수, 유격수, 2루수의 네 번째 스타팅으로 나갈 수 있는 선수가 윤도현이지 않을까. 세 선수 중 쉬어야 하는 타이밍, 아니면 이 선수 중 누군가 부상을 당했을 때 (윤도현을) 주전으로 쓰기 위해 3루도 보내보고 유격수와 2루도 보내봐서 체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윤도현은 1군에서 수비로 58이닝을 소화했다. 2루수 출전이 24이닝으로 가장 많고, 3루에서 23이닝, 유격수로 11이닝을 책임졌다. 주 포지션은 유격수지만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단순한 백업이 아니라 주전급 선수가 되기를 원한다. 이범호 감독은 "백업으로 나가서 수비적인 면은 (김)규성이나 (홍)종표가 (윤)도현이보다는 세밀한 부분이 나을 수는 있다"면서 "스타팅으로 나가서 네 타석을 전체로 써야 한다면 윤도현이 훨씬 좋을 수 있다. 네 번째 스타팅 야수로 만들려고 여러 가지를 시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무등중-광주제일고를 졸업한 윤도현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김도영과 지역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고교 3학년 때 유격수로 17경기에 출전해 25안타 1홈런 7도루 타율 0.391 OPS 0.1.025를 기록할 정도로 다재다능했다.
프로에서는 연이은 부상으로 경기를 거의 뛰지 못했다. 2022년 데뷔 시즌 시범경기에서 오른손 중수골 골절로 시즌 아웃됐다. 2023년은 햄스트링, 2024년은 옆구리 염좌와 왼손 중수골 골절로 자리를 비우기 일쑤였다.
매우 적은 출전 속에도 남다른 타격 실력을 선보였다. 지난 시즌 윤도현은 6경기에서 11안타 1홈런 1도루 8타점 타율 0.407 OPS 1.000으로 맹활약했다.
일본 2차 스프링캠프에 앞서 이범호 감독은 "윤도현이 이번에는 굉장히 준비를 잘해 온 것 같다. 시범경기와 오키나와 캠프를 지켜보면서 어떤 자리가 좀 더 어울릴지 또 체크해 보겠다.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을 좀 많이 본다. 윤도현에게 기대가 굉장히 크다"고 밝혔다.
이제는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범호 감독의 말대로 2루부터 3루, 유격수를 오갈 수 있어야 출전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윤도현은 다양한 포지션을 오갈 것으로 보인다. 윤도현은 이범호 감독의 마음을 훔칠 수 있을까.
오키나와(일본)=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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