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786억원 잔액 규모…대손금 381억원 적립 예상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거론…재무부담은 '감내 가능 수준'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롯데카드가 보유한 대출 채권에서 거액 연체가 발생하면서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수익성도 나빠지고 있어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롯데카드가 보유한 팩토링(기업 매출 채권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행위) 채권에서 786억원의 연체가 발생했다. 해당 채권은 소매 렌탈사에 대한 단일 채권이다. 롯데카드는 이에 대해 375억~381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평가사들은 롯데카드의 자산 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롯데카드의 대손 비용 인식으로 총자산수익률(ROA)는 약 0.1~0.2%포인트(p) 낮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김다솜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작년 1~9월 기준 회사의 당기순이익 규모가 1194억원을 감안하면 ROA가 0.1% 하락한다”고 설명했다. 안태영 한국기평가 연구원은 “부실 발생에 따른 예상 손실액은 최근 3년 평균 당기순이익(1956억원)의 19% 수준”으로 판단했다. 이어 “연체채권 비율은 약 0.3%p 올라갈 것”이라며 “향후 해당 팩토링 채권이 3개월 이상 연체돼 고정 이하로 분류될 경우 충당금 적립률도 상당 폭 저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카드는 전업카드사 중 기업금융 취급 비중이 높아 건전성 관리가 어렵다. 기업대출의 특성 상 건당 실행금액이 카드자산 및 할부·리스 자산보다 크기 때문이다. 2023년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규 취급이 중단되면서 대체 수익 확보를 위해 팩토링 채권을 빠르게 늘린 결과다. 작년 9월 말 롯데카드의 팩토링 채권 잔액은 총 6326억~6500억원으로 추산된다.
안태영 연구원은 “롯데카드는 팩토링 채권이 총 자산의 2.6%를 차지한다”며 “팩토링 채권 내 거액 여신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건전성 추이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효선 연구원도 “롯데카드는 작년 3분기 기준 대출성자산 비중이 43%으로 업권 평균(41%)보다 높은 데다 수익성 제고를 위해 기업대출 위주로 대출자산 취급을 확대하면서 영업자산의 리스크 수준이 다소 높다”고 말했다. 이어 노 연구원은 “공격적인 영업자산 확대에 따라 레버리지 부담도 높은 편”이라며 자산건전성 관리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영업자산 성장전략을 지속할 경우 자본적정성 관리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롯데카드의 건전성은 카드업권 평균보다 낮은 편이다. 지난해부터 카드론을 공격적으로 늘린 영향 때문이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1.47%로, 전년 동기(1.35%) 대비 0.12%p 올라 업계 평균 1.2%를 상회했다. 고정이하자산 규모는 지난해 3분기 기준 3341억원으로 2023년 말(3206억원) 대비 늘었다.
롯데카드의 건전성이 악화해 신용등급이 내려갈 가능성이 거론된다. 노효선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작년 3분기 기준 ROA와 레버리지가 각각 0.7%, 7.2배로 등급 하향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리스크 관리가 강화되지 않아 대손부담이 증가하면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카드는 건전성 악화에 더해 수익성마저 악화하는 추세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누적 당기순이익은 1642억원으로 전년(3748억원) 대비 56.2%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자회사인 로카모빌리티의 매각에 따른 일회성 처분이익이 발생했음에도 순익이 쪼그라들었다. 지난 2022년부터 성장이 정체되다 지난해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악재가 겹치면서 롯데카드의 매각은 장기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잠재매수자를 대상으로 투자설명서를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MBK파트너스는 매각가로 3조원대를 희망하고 있으나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은 모양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매각가로 3조원대를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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