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오키나와(일본) 김건호 기자] "겁이 나지는 않았다."
LG 트윈스 김영우는 27일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맞대결에 구원 등판해 1이닝을 깔끔하게 막으며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 전 염경엽 LG 감독은 김영우를 가장 마지막에 내보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사령탑은 "마지막에 등판한다. 김영우는 일단 뒤쪽에서 써볼 생각이다. 구위를 갖고 있는 투수다. 시범 경기를 통해서 어떤 결과를 만드느냐에 따라 상황이 많이 바뀔 수도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코치진이 확신이 서야 한다. 분명히 가능성을 갖고 있는 투수다. 그렇다고 상황이 안 만들어지는 데 억지로 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3-1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라온 김영우는 홍종표를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운 뒤 변우혁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다. 이어 김석한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해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김영우는 "우리 팀 선배님들도 대단하신 선배님들 많으신데, 다른 팀과 경기를 하다 보니 진짜 프로팀에 왔다 생각했다. 이제 관중이 아닌 진짜 프로선수로 같이 그라운드에서 형들과 같이 경기할 수 있는 '그런 위치가 됐구나'라고 실감 많이 했다"고 말했따.
이어 "처음에는 긴장이 많이 됐는데, 몸 풀 때부터 마무리 투수여도 같은 선수고 마운드로 올라가는 것 다 똑같기 때문에 마무리라는 부담감을 갖고보다는 그 상황을 즐기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고 했다.
LG는 장현식이 오른쪽 발등 바깥쪽 인대 부분 파열 소견을 받은 상황, 마무리 투수 자리가 비어 있는 상황이다. 염경엽 감독은 "부기가 많이 빠졌고 회복 속도가 빠르다"며 "트레이닝 파트는 개막전에 맞춰 복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면 시범 경기 막판에 던져야 되고 그때 구위가 어느 정도 올라왔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장현식은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카드다. 몸이 안 만들어진 상태에서 급하게 마무리 투수로 썼다가 상황이 안 좋아지면 1년을 망칠 수 있는 더 안 좋은 상황이 만들어진다"며 "몸 상태를 확인하고 괜찮으면 쓸 것이고 안 된다고 하면 최대한 더 길게 보고 완벽하게 만들어서 잘할 수 있을 때 기용할 생각이다"고 했다.
LG의 마무리투수 자리가 비어 있는 상황이다. '신인' 김영우가 그 자리를 꿰찰 가능성도 있다. 염경엽 감독도 그 자리를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영우는 "겁이 나지는 않는다. 그래도 마무리 투수가 막중한 책임을 질 수 있는 포지션이기 때문에 감독님께서 기대하신 것에 부응할 수 있게 최대한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은 했다. 하지만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그런 기회를 주시는 것 자체도 감사한 일이다. 그 기회를 최대한 잘 잡을 수 있게끔 바로 준비했다"고 했다.
한 팀의 마무리 투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김영우의 꿈이기도 하다. 그는 "보직은 다 상관없는데, 은퇴하기 전에 그래도 마무리 투수를 한 번이라도 꼭 해보고 싶었다. 야구 선수로서 목표 중 하나였기 때문에 들은 순간 엄청 기뻤다. 그래도 들뜨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아직 결과적으로 마무리투수가 된 것은 아니니까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만 했더니 괜찮았던 것 같다"고 했다.
오키나와(일본)=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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