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오키나와(일본) 김경현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시범경기 개막을 앞두고 악재를 만났다. 주전 3루수 김영웅과 외국인 투수 데니 레예스가 부상을 당한 것. 하지만 '뎁스'라는 안배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 한다.
삼성은 27일 "김영웅이 우측 늑골 타박(골멍), 레예스가 우측 중족골 미세 피로골절로 귀국했다"고 알렸다.
삼성 입장에서는 청천벽력이다. 김영웅은 지난 시즌 126경기에 출전해 115안타 28홈런 79타점 타율 0.252 OPS 0.806을 기록, 삼성의 중심타자로 도약했다. 레예스는 정규시즌 11승 4패의 성적을 남겼고, 포스트시즌 3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44로 펄펄 날았다. 투타 기둥이 동시에 이탈한 것.
양 선수는 한국에서 정밀검진을 받은 뒤 재활을 진행한다. 27일 일본 오키나와현 온나손 아카마 볼파크에서 만난 박진만 감독은 "레예스는 뼈라서 어느 정도 기간이 (정확하게)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김)영웅이는 그렇게 크게 문제는 없다. 통증만 없어지면 기술적으로 하는 건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선수들의 상태를 전했다.
박진만 감독은 선수들의 이탈로 아쉬움을 보였다. 하지만 현재 삼성의 뎁스를 돌아보며 은근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진만 감독은 "원래 구상은 5선발이 장착이 돼 있었다. 아리엘 후라도-레예스-원태인-최원태-좌완 이승현. 이렇게 5명에 상황에 변수가 생겼을 때 백정현까지. 솔직히 우리는 6선발까지는 딱 정해져 있었다"며 "(황)동재나 (이)승민이 (김)호성이, (이)재희 이런 선수들은 다 이제 불펜 쪽에 활용해서 불펜을 좀 더 탄탄하게 만들려고 했다. 이번 캠프 들어올 때 포인트가 고참 선수들이 많으니까 선수들 체력 안배나 힘 떨어졌을 때 어린 선수들을 활용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3월 1일 LG전인데 김재윤과 구자욱은 그때 나갈 수 있다. 구자욱은 기술훈련 다 하고 있고 (전)병우도 그렇다. LG전 (구)자욱이와 (전)병우는 치는 것만, 타석에서 지명 타자 위주로 게임에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나머지는 이제 다 순조로운데 이제 갑자기 변수가 생겼다"고 했다.
예상치 못한 변수지만 박진만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박진만 감독은 오히려 삼성의 뎁스를 돌아보며 "경쟁 구도가 됐다"고 내심 흡족함을 드러냈다.
외야는 말 그대로 박 터진다. 구자욱과 김지찬이 부동의 주전에, 좌익수 한 자리와 백업 1~2자리를 두고 김헌곤, 이성규, 윤정빈, 홍현빈 네 명이 경쟁 중이다. 홍현빈은 바로 등록선수 신분이 됐고, 시즌 개막과 동시에 1군에서 뛸 수 있다. 루키 함수호도 연습경기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박진만 감독은 "외야 쪽은 지금 난리도 아니다. 너무 치열하다"고 평했다.
내야도 외야에 버금가는 격전지다. 1루에 르윈 디아즈와 박병호가 있고, 2루 류지혁, 유격수 이재현이 있다. 3루수 김영웅이 잠시 이탈했지만 통증만 잡히면 금세 돌아올 예정이다. 백업 자리를 이해승, 전병우, 심재훈, 차승준이 노리고 있다. 코뼈 연골 부상으로 귀국했던 양도근도 다시 일본 오키나와에 합류했다.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박진만 감독은 "작년에 우리가 (김)영웅이를 찾아낸 게, (이)재현이가 빠져 있는 자리에 (김)영웅이가 들어와서 좋은 활약을 해줘서 자기 자리를 잡은 거다. 본인들도 아마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이 생기면 '그 자리를 내 자리로 만들어야 되겠다' 그런 분위기"라고 밝혔다.
2023시즌 종료 후 이재현은 어깨 수술을 받았고, 2024시즌을 약간 늦게 시작했다. 그 빈자리를 김영웅이 깔끔하게 메웠다. 김영웅은 유격수로 뛰며 3~4월에만 7홈런 18타점을 쓸어 담고 박진만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이재현이 복귀한 뒤 3루수에서 꾸준히 기회를 받았고 28홈런 시즌을 만들 수 있었다.
야구의 세계에서 부상은 상수다. 부상 선수와 시기가 변수일 뿐이다.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팀들은 두꺼운 선수층을 꾸리려 한다. 삼성은 개막에 앞서 시험대에 올랐다. 이제 뎁스가 빛을 발할 때다. 위기를 기회로, 삼성은 새로운 영웅을 찾아낼 수 있을까.
오키나와(일본)=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