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오키나와(일본) 김경현 기자] "혼내줄 수 있도록 하겠다"
KT 위즈 고영표가 전 구단 동료이자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심우준에게 선전포고를 날렸다.
고영표는 27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볼파크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서 3이닝 3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구속은 135km/h까지 나왔다. 총 43구를 구사해 포심 패스트볼 17구, 체인지업 10구, 커터 10구, 커브 6구를 던졌다.
고영표다운 깔끔한 피칭이었다. 1회 2사 이후 2루수 오윤석의 실책으로 강민호가 출루했지만 르윈 디아즈를 정리하고 이닝을 끝냈다. 2회 선두타자 김재성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전병우를 6-4-3 병살타로 솎아내고 위기를 넘겼다. 다시 윤정빈에게 안타를 맞았고, 이해승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2회를 마무리했다. 3회에도 1사 이후 홍현빈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후속 타자를 모두 범타로 솎아냈다.
연습경기 첫 등판을 기분 좋게 마쳤다 경기 종료 후 만난 고영표는 "마운드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일단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던질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포수' 강백호와 호흡을 맞췄다. 고영표는 "경기는 처음 해봤다. (강)백호가 적극적으로 투수에 대해서 알아가려고 하는 것 같았다. (강)백호만의 볼 배합을 따라가기도 해보고 저도 리드 해보고 서로 호흡 맞춰가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이강철 감독은 고영표에게 '하이볼'을 던져야 한다고 했다. 당시 이강철 감독은 "(고)영표는 워낙 낮은 존에만 던지는 투수지 않나. 올해 끝나고 생각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여기(높은 스트라이크 존)에 던지는 연습을 해야 한다"며 "(우)규민이는 여기를 던질 줄 아니까 그걸로 버텼다. 영표도 여기(높은 스트라이크 존)에 던지면 안 맞는다"고 말한 바 있다.
고영표는 "감독님 말씀하시는 투구 매카닉을 잡고, 제가 공이 좋을 때는 높은 볼이 많이 간다. 과거에 좋은 시즌을 보낼 때도 의도치 않은 높은 볼이 많이 갔다. 그래서 밸런스적으로 감독님이 요구하시는 메카닉을 하면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을까 해서, 메카닉 훈련을 감독님 말씀 듣고 계속하고 있다. 감독님도 언더핸드 투수였고 저도 비슷한 유형이라 감독님의 어드바이스가 도움이 많이 된다. 감독님이 말씀해 주시는 것을 열심히 하면 하이볼 구위가 좋아지더라. 그래서 올 시즌에 하이 패스트볼이랑 커터를 잘 사용하는 게 숙제"라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사이드암/언더핸드 투수들은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utomatic Ball-Strike System, ABS) 도입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는 ABS 스트라이크 존이 상단과 하단 모두 0.6% 포인트 내려간다. 옆구리 투수들에게 숨통이 트일 터.
이에 대해 고영표는 "체감을 해 봐야 될 것 같다. 그런데 큰 기대는 안 하는 편이다. 우선 제 구위가 좋아지면서 작년 시즌에 회복이 된 거다. 일단 구위 회복이 우선이고 이후에 커맨드까지 되면 더 또 좋은 수가 생길 수 있을 것 같다"며 "작년에 그게 아쉽다. 제가 밸런스가 흐트러지면서 커맨드가 안 되니까 ABS 존을 공략을 한다기보다는 따라가기 급급한 상황이었다. 컨디션을 끌어올려서 구위나 커맨드를 만들고 이제 낮아진 존을 활용해 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일까. 고영표는 "목표는 다치지 않고 시즌 완주다. 작년에 다치면서 팀도 어렵고 저도 어려운 시즌을 보냈기 때문에 일단 건강 관리다"라고 밝혔다.
이어 "투수하면서 늘 목표로 삼는 건, 마음속 한 편에 다들 최고의 자리에 서고 싶지 않나. 그걸 꿈꾼다. MVP, 골든글러브, 다승왕 마음속에 다 있다. 하지만 욕심으로 자리 잡기보다는 바라보고 달려가는 꿈과 희망으로 하겠다. 일단 소박하게 건강이 1번이고, 그게 잘 된다면 골든글러브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그게 제 꿈이고 목표"라고 덧붙였다.
KT는 26일 한화 이글스와 연습경기를 펼쳤다. 한화에는 이번 스토브리그를 통해 이적한 엄상백과 심우준이 있다. 고영표는 "시합조가 아니라 따라가지 않았다. (엄)상백이와 (심)우준이를 못 봐서 아쉽다"고 말했다.
취채진이 '다음에 만나면 혼내줘야 하지 않느냐'라고 말하자 고영표 역시 "혼내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웃었다.
심우준을 상대로 던지고 싶은 초구를 묻자 "(장)성우 형이 손가락 펴는 것으로 던지겠다"면서도 "(장)성우 형 생각을 읽자면 아마도 흘러 나가거나 떨어지는 변화구를 내지 않을까. (심)우준이가 워낙 몸 쪽이 강하기 때문에 패스트볼보다는 헛스윙을 유도하는 유인구를 던지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오키나와(일본)=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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