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오키나와(일본) 김경현 기자] "거기서부터 잘못됐다"
삼성 라이온즈 최원태가 LG 트윈스 시절과는 달라진 볼 배합을 암시했다.
최원태는 2024시즌 종료 후 삼성과 4년 총액 70억 원(계약금 24억 원·연봉 합계 34억 원·인센티브 합계 12억 원)에 사인했다. 삼성은 "2025시즌을 대비해 외부 투수 FA 자원을 면밀히 관찰했다. 다음 시즌 팀 순위 상승을 위해선 안정적인 선발투수 영입이 필수 조건이기에 최원태 영입에 전력을 다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에서 첫 캠프를 치르고 있는 최원태는 페이스가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박진만 감독이 페이스 조절을 언급했을 정도. 지난 25일 SSG 랜더스와의 연습경기에서 2이닝 무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적어냈고, 최고 구속은 벌써 147km/h가 찍혔다. 지난해 최원태의 평균 구속은 144.2km/h였다. 구속 추이를 봤을 때 벌써 정규시즌 수준의 구속이 나오는 것.
27일 일본 오키나와현 아카마 볼파크에서 만난 최원태는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조금 더 로케이션을 가져가야 될 것 같다"고 현재 상태를 전했다.
베테랑 좌완 백정현이 깨달음을 줬다. 최원태는 "(백)정현이 형이 '볼 좋으니까 더 강하게 던지려고 하지 말고, 좋은 공을 네가 원하는 곳에 던지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하더라"고 했다.
특유의 땅볼유도 능력이 어김없이 발휘되고 있다. 지난 14일 청백전에서 1이닝 3개의 아웃카운트 중 2개를 땅볼로 잡았다. 25일 SSG전은 3회에만 땅볼 2개를 유도하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최원태는 "저는 땅볼이 많이 나오는 유형이고, 더 많이 땅볼이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좀 더 낮게 던진다면 (땅볼이) 더 많이 나오지 않을까. 그런데 낮은 공만 던지는 게 아니라 높은 공도 던져야지 타자들 시야가 틀어지니까 높은 공도 많이 사용하겠다"고 설명했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 최원태는 투심을 위주로 던지는 투수였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016년(55.1%)을 제외하면 한 번도 10% 이상의 포심 비율을 기록한 적이 없다. 2017년 9.2%가 가장 높은 수치.
LG로 이적하며 포심 비율이 늘었다. 2023년 트레이드 전 9.1%에 달했던 포심 비율은 LG로 트레이드되자 16.3%까지 늘어났다. 지난 시즌에는 21.0%로 데뷔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찍었다. LG 홈구장인 잠실 야구장은 KBO리그에서 가장 큰 구장이다. 홈런 리스크가 매우 적은 만큼 뜬공 투수는 편안함을 느낀다. 최원태는 땅볼 투수지만 이 이점을 누리려 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삼성 홈구장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는 타자 친화 구장이다. 특유의 각진 외야 구조로 짧은 뜬공이 홈런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다수다. 삼성이 땅볼형 투수를 선호하는 이유.
그렇다면 이번 시즌 최원태의 투구 비율은 어떻게 될까. 최원태는 "거기서부터 잘못된 것 같다. 괜히 플라이볼을 유도하려고 직구(포심)를 많이 던져서 제 생각에는 좀 잘못된 것 같다. 같이 섞으면 좋지 않을까"라고 했다.
2024년 최원태의 투심 비율은 18.2%를 기록했다. 커리어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이번 시즌은 다시 투심 비중을 늘리겠다고 암시한 것.
이제 스프링캠프가 얼마 남지 않았다. 최원태는 "안 아픈 게 첫 번째고 제구력 부분을 향상시키려 한다"고 남은 기간 목표를 밝혔다.
오키나와(일본)=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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