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양 팀 최다 득점 기록한 21년 차 리빙 레전드의 존재감
[마이데일리 = 김천(경북) 유진형 기자] 2세트부터 경기를 뛴 39세 베테랑은 지난 2023년 3월 16일 KGC인삼공사(현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전 15점 이후 714일 만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레전드의 힘을 보여줬다.
한국도로공사는 27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한국도로공사와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1, 13-15, 25-21, 25-17)로 승리하며 3연승을 내달렸다. 이날 승리로 13승 18패 승점 38을 기록한 한국도로공사는 IBK기업은행(12승 19패 승점 37)을 끌어내리고 4위로 도약했다.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현대건설은 양효진, 김다인, 김다연, 이다현 등 주축 선수들을 빼고 경기에 임했다. 외국인 선수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도 1세트만 소화했고 그 자리는 39세 베테랑 황연주가 메웠다.
어린 선수들과 함께 2세트부터 경기를 뛴 황연주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19득점, 공격 성공률 50%, 공격 효율 38.24%를 기록하며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양 팀 최다 득점자였다. 이제는 전성기만큼의 점프력과 스윙 속도가 나오지는 않지만, 볼을 때리는 기술이 탁월하기에 여전히 위력적인 공격수였다. 상대 블로커 손바닥을 보고 쳐내는 기술이나 코트 빈자리를 보고 가볍게 공을 내려놓는 기술에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상대 김종민 감독도 황연주의 플레이에 미소 지으며 인정하는 모습이었다.
나이가 들며 배구선수의 고질적인 무릎 부상이 악화되면서 점점 코트에서 얼굴을 보기 힘들어졌지만, 황연주는 김연경 못지않은 V리그 레전드다.
황연주는 과거 김연경과 함께 흥국생명에서 뛸 당시 김연경, 황연주, 한송이로 이뤄진 삼각편대로 리그 최강 공격력을 뽐냈고 흥국생명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이후 김연경이 해외리그에서 뛸 동안 황연주는 V리그 각종 기록을 갈아치웠다. 현대건설 이적 후에는 남녀부 통틀어 통산 5000득점과 400서브 에이스를 가장 먼저 달성했고 현재까지 통산 5821득점을 기록한 리빙 레전드로 불린다.
2005년 V리그 원년 멤버로서 21년 동안 리그와 함께 성장한 황연주다. 두 살 동생 김연경이 올 시즌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이제 황연주도 선수로서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앞둔 황연주지만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코트에서 존재감은 여전했다.
[양 팀 최다 득점을 기록한 황연주 / 한국배구연맹(KOVO)]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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