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가오슝(대만) 김진성 기자] “내가 이 정도로 챙겨줬는데 2할9푼은 쳐라.”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주형(24)에게 지난달 1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스프링캠프 당시 이정후(27,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집에 놀러 가서 밥을 많이 얻어먹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정후와 함께 스코츠데일에 지내는 어머니로부터 12첩 반상을 받았다며, 감사하다고 했다.
지난달 27일(이하 한국시각) 대만 가오슝 국경 칭푸야구장. 식사를 마친 이주형에게 좀 더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이주형에 따르면, 이정후는 이주형에게 농담으로 “내가 이 정도로 챙겨줬는데 2할9푼은 쳐라”고 했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의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 일과가 끝나면 키움이 스프링캠프를 차린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로 건너가 키움 시절 동료들과 이야기 꽃을 피웠다. 그걸로 끝난 게 아니었다. 이정후가 선수 몇 명씩을 데리고 스코츠데일 집으로 데려가 ‘한국 집밥’을 먹였다. 이정후의 어머니가 아들 동생들을 잘 챙겨줬다.
그게 전부가 아니다. 김성민은 이정후가 챙겨준 샌프란시스코 운동복 상의를 입고 운동하고 있었다. 이주형은 “정후 형이 티셔츠도 많이 줬고, 우리 팀에 스파이크만 30켤레 정도 준 것 같다”라고 했다. 이렇게 이정후가 친정 사랑이 대단하니, 이주형에게 “2할9푼 쳐라”고 할 만하다.
가오슝에서 만난 홍원기 감독은 이주형이 제2의 이정후 혹은 이정후 후계자 타이틀을 버려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주형도 알고 있다. 그는 “내 스타일을 찾는 게 애매하다. 선배들은 내가 스피드가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도전할 수 있는 나이이고 하니 굳이 내 능력을 깎아서 정교함 쪽으로 가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금은 내가 신체능력이 좋으니 (장타에)도전할 수 있다고 했다”라고 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홈런을 노리는 스윙을 하겠다는 얘기는 아니다. 우선 자신만의 정확한 타격자세를 갖추고, 애버리지부터 올린 뒤 자연스럽게 장타도 노려볼 계획이다. 이주형은 2023시즌 69경기서 타율 0.326 6홈런 36타점 OPS 0.897을 기록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첫 풀타임이던 2024년엔 115경기서 타율 0.266 13홈런 60타점 OPS 0.754를 찍었다. 나쁘지 않았으나 첫 풀타임 시즌이어서 경기력 기복은 있었다. 이정후의 말대로 일단 2할9푼대만 찍어도 팀 공헌도가 올라갈 전망이다.
이주형은 이정후를 잊어야 하지만, 이정후의 장점은 닮아도 된다. 이주형은 “정후 형을 보면 나도 야구를 잘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도 그런 선배가 되고 싶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타순은 신경 안 쓴다. 어디에 놔도 내가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내가 가진 것만 보여주면 어느 타순에서도 상대가 부담스러울 것이다”라고 했다.
가오슝(대만)=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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