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공은 참 좋은데...
KIA 타이거즈 우완 홍원빈(25)은 덕수고를 졸업하고 2019년 2차 1라운드 10순위로 프로에 입성했다. 1라운더인데 1군에서 아무런 기록이 없다. 150km대 초~중반을 거뜬히 찍는 파이어볼러인데 아직 빛을 보지 못했다. 제구 기복이 심했고, 투구의 일관성이 떨어졌다.
그 사이 군 복무도 했고, 육성선수로 전환되기도 했다. 그래도 SPOTV 이대형 해설위원은 지난달 27일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를 통해 LG 트윈스와의 연습경기를 중계하면서 KIA에서 비밀병기로 불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KIA는 홍원빈을 살리기 위해 2023-2024 오프시즌엔 호주프로야구 캔버라 캐벌리에 파견하기도 했다. 홍원빈은 올 겨울엔 미국 샬럿의 트레드 어슬레틱에서 투구밸런스를 다듬고 돌아오기도 했다. 어바인 스프링캠프에 가지 못했으나 고치 2군 캠프에서 준비를 잘 했고, 오키나와에서 이범호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그런 홍원빈은 LG와의 연습경기서 1-1 동점이던 8회초에 마운드에 올라와 ⅓이닝 1탈삼진 1볼넷 2실점(비자책)했다. 최고 150km의 빠른 공을 던졌지만, 어딘가 모르게 쫓기는 느낌이었다. 갸티비에서 특별해설에 나선 양현종은 자신의 공을 던지지 못하고 아웃카운트를 잡는 것에만 급급하는 것 같다고 했다.
KIA는 해당 이닝에서 실책이 쏟아졌다. 김호령의 펌블, 한준수의 2루 악송구 및 공을 미트에서 끄집어 내는 과정에서의 실수까지. 여기에 홍원빈도 번트 타구를 잡다 놓쳤고, 홈 악송구에 폭투까지 선보였다.
변화구로 루킹 삼진을 잡을 정도로 재능은 있는 투수. 그러나 양현종은 너무 잘 하려고 하다가 부담이 돼 경기력이 안 나온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별 다른 방법은 없다. 양현종과 이대형 위원은 선수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은 좋지만 프로 선수는 결국 마인드 컨트롤, 멘탈 관리를 잘 해야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다.
또 하나는 역시 수비다. 투수도 공을 던진 이후엔 제5의 내야수다. 양현종은 연습으로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훈련을 정말 많이 하는 선수라며, 맛있는 음식을 많이 사줘야 되겠다며 안타까운 마음도 드러냈다. 손승락 수석코치가 이닝을 마치지 못하고 강판한 홍원빈을 격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장발의 파이어볼러. 등번호도 육성선수여서 021이다. 그에게 오키나와가 대반전의 땅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 2~3일 삼성 라이온즈, KT 위즈와의 연습경기, 나아가 8일 개막하는 시범경기 10경기까지가 홍원빈에게 1차적으로 주어질 마지막 기회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