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가오슝(대만) 김진성 기자] “커튼 칠까요?”
2025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정현우(19)는 대만 가오슝 2군 스프링캠프에서 시즌 준비를 시작했다. 그러나 1군이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를 거쳐 가오슝으로 건너오자 1군 캠프로 옮겼다. 2군이 귀국했지만, 정현우는 1군에서 캠프 막바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가오슝에서 정현우는 1년 선배 김윤하와 유독 잘 붙어 다닌다. 홍원기 감독은 운동할 때도, 밥 먹을 때도 붙어 다니는 두 사람을 귀엽게(?) 바라본다. 실제 아들 뻘이다. 김윤하에게 정현우를 잘 챙기라며 짐짓 엄포(?)를 놓지만 뒤돌아서 ‘아빠 미소’를 숨기지 않는다.
실제로 김윤하가 정현우를 잘 챙겨주고, 사이 좋게 붙어 다닌다는 게 구단 사람들의 얘기다. 김윤하는 구김살 없이 서글서글하게 잘 웃고 다니는 정현우가 마음에 드나 보다. 그런데 정현우가 겉으로는 웃는 상이지만, 반전의 이미지가 숨어있다.
김윤하는 최근 가오슝 국경 칭푸야구장에서 정현우를 두고 “너무 착하다. 운동도 똑똑하게 하는 친구다. 옆에서 보고 있으면 나도 배운다. 서로 도움이 된다”라고 했다. 실제 마운드에서의 모습을 봐도 영리한 선수라는 평가가 많다.
정현우의 룸메이트이자 ‘방장’ 김재현은 정현우가 스마트하고, 눈치도 빨라 사회생활을 잘 한다는 평가를 내렸다. 김재현은 “현우가 처음엔 절 되게 어려워했어요”라고 했다. 사실 2006년생 정현우에게 1993년생 김재현은 하늘 같은 선배다. 두 사람은 올해 배터리 호흡을 맞출 사이다. 훈련 외 시간에도 자연스럽게 함께하며 서로를 깊숙이 알아간다.
김재현은 “현우가 야구를 잘할 것 같다”라고 했다. 처음엔 자신을 어려워했는데 이젠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찐’ MZ답게 대선배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모습이, 오히려 김재현은 받아들이기 편했다. 투수가 그런 면이 있어야 선배들 사이에서도 자기 야구를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김재현은 “(정현우가)내가 아직 안 일어났는데 커튼 치고 막 일어나라고 할 정도다. 자고 있는데 ‘잘 주무셨습니까’라면서 그냥 먼저 말한다. 잘 때는 먼저 ‘커튼 칠까요?’ 그런다. (내가 뭘 하든)자기 잘 준비해야 하니까. 그런 걸 나쁘게 생각 안 한다. 서로 편해야 좋은 거니까”라고 했다.
졍현우가 대선배 김재현을 대하듯 9개 구단 선배 타자들을 자신 있게 대한다면, 원래 좋은 잠재력과 기량이 더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140km대 후반의 포심에 포크볼, 커브, 슬라이더 조합이 수준급이다. 연습경기 내용에 기복은 있지만, 지금은 어차피 준비기간이다. 내부에선 실전서 더 좋아질 것이란 믿음이 크다.
김재현은 “현우 좋은 것 같다. 멘탈도 나쁘지 않은 것 같고. 잘못된 것은 바로바로 복기해서 잡는다. 솔직히 프로에 들어오면 어느 정도 하잖아요. 적응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 잘 할 것 같다. 힘 안 들이고 던지는 폼인데, 그것도 좋다”라고 했다.
가오슝(대만)=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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