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최형우도 나왔는데…
KIA 타이거즈는 전통적으로 오키나와 연습경기 시리즈서 베테랑들의 출전 비중이 낮았다. 대투수 양현종이 두 번째 실전, 한화 이글스전에 나섰던 게 의외로 여겨질 정도였다. 철저히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만들기 때문에, 2월 말에서 3월 초에 진행하는 연습경기서 힘을 뺄 이유가 없었다.
KIA의 오키나와 연습경기 시리즈는 3일 KT 위즈와의 마지막 경기만 남겨뒀다. 지난 4경기서 한 경기도 나서지 않은 베테랑은 나성범과 김선빈이었다. 이들의 과거 행보를 볼 때 이날 KT전도 안 나올 가능성이 있다. 사실 최형우도 2일 삼성 라이온즈전서 처음으로 두 타석을 소화했다.
나성범과 김선빈이 최대한 늦게 페이스를 올리는 건 나름의 이유가 있다. 두 사람은 이미 검증이 끝난 선수들이다. 이범호 감독은 정말 걱정을 1도 안 할 가능성이 크다. 예전부터 천천히 몸을 만들었고, 결국 자신들의 애버리지에 맞는 기량을 발휘해왔다.
올해 더더욱 페이스를 늦추는 이유가 있다. 나성범은 2022년 KIA 입단 후 3년만에 개막전 출전에 도전한다. 지난 2년 연속 종아리, 햄스트링 부상으로 개막전에 못 나갔다. 2023년 종아리 부상의 경우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준비하면서부터 발생했고, 햄스트링은 2023시즌을 9월에 허무하게 마치게 한 부위였다. 심지어 2024시즌 시범경기서 비슷한 부위를 또 다쳤다.
나성범은 지난 2년과 달리 이 시기에 건강에 문제없이 시즌을 준비 중이다. 2년 연속 시즌 준비 과정에서 부상이 있었기 때문에 무리하게 이 시기에 경기에 나갈 컨디션을 만들 필요가 없다. 시범경기만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김선빈은 작년 가을이 대박이었다. 6~7월에 타격감이 바닥으로 떨어진 뒤 8월 들어 쫙 올랐다. 그리고 정규시즌 우승 직후 1군에서 말소돼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사실상 푹 쉬었다. 그럼에도 시즌 막판 타오른 타격감이 꺼지지 않았다. 덕분에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다. 연말에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에 출연해 자신도 왜 타격감이 좋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때문에 이번에도 오키나와 연습경기에 굳이 출전하지 않고 훈련만 충실히 해도 충분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대신 나성범과 김선빈은 8일 개막할 시범경기에는 꾸준히 3타석 이상 나가며 페이스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
사실 올해 개막전이 예년보다 빠르다. 3월 말~4월 초에 맞춰 페이스를 올려도 크게 늦은 건 아니다. KIA가 올해도 10월 말까지 야구를 한다고 가정하면, 지금보다 중요한 건 결국 한여름 레이스다. 넓은 의미로 이범호 감독도 그래서 주축 멤버들에게 페이스를 천천히 올리라고 하는 것이다.
올해도 36세 동갑내기 두 간판타자들의 활약은 중요하다. 3년만에 풀타임에 도전하는 나성범은, 작년 후반기 상승세를 올해 본격적으로 이어가야 한다. 김도영이란 새로운 간판이 등장했고, 패트릭 위즈덤이 남다른 기대감을 받는다. 그러나 나성범까지 완전히 살아나야 중심타선의 시너지가 극대화된다.
김선빈은 테이블세터, 중심타선, 6~7번까지 어디에 들어가도 어울리는 선수다. 중요성은 두 말하면 입 아프다. 2루 수비 역시 리그 탑클래스 실력임은 분명하다. 장기적으로 후계자 얘기가 나올 시기지만, 아직 김선빈이 2루를 지킬 수 있는 역량은 충분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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