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오타니 마인드를 닮고 싶다.”
키움 히어로즈 좌완 스리쿼터 김성민(31)은 남들이 가는 평범한 길을 거부한다. 대학을 일본에서 나왔고, 프로에서 누가 권유하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팔을 내렸다. 마인드도 좋다. 남들과 굳이 비교해 자존감과 자신감을 잃는 스타일이 아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김성민은 2024시즌 46경기서 3승4패14홀드 평균자책점 4.34를 기록했다. 그런데 전반기 30경기서 2승1패10홀드 평균자책점 1.69로 맹활약한 것에 반해 후반기 16경기서 1승3패4홀드 평균자책점 10.54로 흔들렸다.
군 복무와 토미 존 수술 및 재활. 2021년 이후 3년만의 풀타임이었다. 그래도 꽤 좋은 시즌이었으나 김성민은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최근 대만 가오슝 핑둥 CTBC파크에서 “눈에 보이지 않겠지만, 매커니즘에 변화를 줬다. 운동 스케줄도 전체적으로 수정했다. 올 한 해 느껴보면서 보완할 점을 찾으려고 한다”라고 했다.
역시 가장 중요한 건 자신에게 맞는 투구 매커니즘을 통해 투구의 일관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체력관리도 중요하다. 그는 “중심축 역할을 하는 디딤발을 수정했다”라고 했다. 디딤발의 방향, 내딛는 타이밍만 바꿔도 구위가 달라질 수 있다.
이 변화가 성공할 경우, 김성민은 “공의 움직임이 좋아진다. 생각한대로 되면 투구동작이 일정하게 나온다. 장기레이스를 하는데 있어서 상당히 큰 메리트가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웃더니 “이승호 코치님은 구속 상승에도 욕심을 내자고 했는데, 우리 팀에 빠른 애가 많아서 한 명 정도는 느리게 가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라고 했다. 이밖에 웨이트트레이닝도 방식을 바꿨다. 전반적으로 비중을 높였다.
김성민이 이렇게 확실하게 플랜을 세우고 달려가니, 주변 선수들은 정말 신경을 안 쓴다고. 그는 “이 선수가 좋고 저 선수가 좋은 건 그들이 노력했기 때문이다. 나는 내 것을 열심히 하면 된다. 그런데 오타니는 다르더라”고 했다.
김성민은 오타니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우승 직후 인터뷰한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두고두고 소름 돋더라. 확실히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선수라서 정상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구나 싶다”라고 했다.
오타니는 우승 직후 모든 메이저리그 선수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냄과 동시에, WBC 만큼은 그들에 대한 존경심을 버리고 일본의 우승에만 집중했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우승했지만, 미국의 야구를 여전히 리스펙트 한다고 했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달려가겠다고 했다.
다른 선수들의 야구, 다른 나라의 야구에 대한 존중과 함께 자신과 일본의 정체성도 지켰다. 김성민 역시 오타니의 화법과 마인드가 남다르다고 어렵지 않게 느꼈다. 물론 김성민은 김성민의 방식으로 살겠지만, 오타니의 마인드는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김성민은 키움 불펜에서 원종현 다음으로 연차가 많다. 후배들을 다독이며 마운드를 잘 이끌어가려고 한다. 그는 “어차피 우리가 해야 하니까 부담 갖지 말고, 다독여준다. 부담 갖는다고 잘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어린 투수들을 계속 다독여준다. 형들도 잘 이끌어준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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