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열정 있는데요?”
KIA 타이거즈 새 외국인타자 패트릭 위즈덤이 오키나와 실전을 마쳤다. 위즈덤은 3일 킨 베이스볼스타디움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마지막 연습경기에 5번 1루수로 선발 출전, 2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딱 2경기에만 나갔다. 두 경기서 4타수 1안타였다.
타격은 표본이 너무 적어 뭐라고 평가하기 힘들다고 봐야 한다. 단, KT 고영표의 움직임 심한 공에 방망이를 돌리지 않고 몸쪽으로 붙이는 공을 간결하게 대처, 좌선상에 2루타를 뽑아내는 모습에서 클래스는 느껴졌다.
오히려 오키나와에서 돋보인 건 수비였다. 위즈덤은 메이저리그에선 3루수가 익숙했다. 277경기서 2119⅔이닝을 소화했다. 1루수로는 83경기서 464⅔이닝을 소화했다. 이밖에 2루와 외야는 간혹 본 수준이었다.
수비율은 1루수로 0.984, 3루수로 0.943이었다. 전체적으로 준수한 수준이다. 유튜브를 보면 호수비 하이라이트 영상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준수한 수준이라는 게 대체적 평가다. 그런데 오키나와에서 보여준 수비를 보면 그 이상일 수 있다는 평가를 내릴 만하다.
3일 경기서 황동하가 5회 1사 만루 위기에 처했다. 강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박찬호가 노련하게 2루에서 3루로 가는 주자가 순간적으로 시야를 방해하자 한 템포 죽인 뒤 2루 커브를 들어온 윤도현에게 토스했다. 윤도현은 러닝 스로우까지는 아니었지만, 공을 잡고 180도로 돌아서서 1루에 송구해야 했다. 이게 은근히 쉬운 게 아니다.
윤도현의 1루 송구가 부정확했다. 그러자 위즈덤이 무릎을 땅에 꿇고 팔을 뻗어 1루 내야 파울지역으로 빠져나가는 듯한 송구를 집중력을 발휘해 걷어냈다. 갸티비에서 특별해설을 하던 김도현은 안정감 있는 수비라고 호평했다.
시실 LG전서도 홍창기의 강습타구에 대한 대처가 좋았다. 앞으로 나가서 가슴으로 받아낸 뒤 바운드가 크게 튀었음에도 당황하지 않았다. 재빨리 공을 주워 든 뒤 1루로 향하던 홍창기를 태그했다. 그 과중에 홍창기의 움직임까지 파악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가티비를 통해 중계한 SPOTV 이대형 해설위원은 열정 있는 수비라고 호평했다.
위즈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타격이다. 특히 한 방이다. 그러나 어차피 타자가 매 타석 안타나 홈런을 칠 수 없는 만큼, 수비에서의 안정감을 갖는 건 아주 중요하다. 알고 보니 위즈덤은 수비에 대한 집중력이 괜찮다.
KBO리그는 왼손 강타자가 많다. 1루도 핫코너다. 강습타구도 많고, 내야수들의 송구도 잘 받아야 한다. 안 좋은 송구도 척척 받아내면 내야수들과 투수의 사기는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좀 더 지켜봐야 되겠지만, 위즈덤의 열정적인 1루 수비는 매우 고무적이었다. KIA가 그동안 1루수 생산력이 썩 뛰어나지 않았던 걸 감안하면 위즈덤의 수비력도 KIA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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