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캠프 MVP 선정, 큰 동기부여"
2024시즌이 끝난 뒤 KBO리그에서 꽤 굵직한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바로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 간의 3대2 트레이드였다. 두산은 '신인왕' 출신의 정철원과 내야수 전민재를 내주는 대가로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더 김민석과 군필 외야수 추재현과 투수 최우인을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KBO리그는 지난해 불펜 투수들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가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지는 해였는데, 두산이 신인왕까지 받았던 정철원이라는 자원과 작별한 것은 다소 의외였다. 이병헌을 비롯해 최지강, 김택연까지 젊고 유망한 선수들을 발견한 것도 한 몫을 했지만, 그만큼 김민석이라는 자원을 간절히 원했다고 볼 수 있었다.
김민석은 휘문고 시절부터 '제2의 이정후'로 불릴 정도로 뛰어난 타격 능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지난 2023시즌 129경기에 출전해 102안타 3홈런 39타점 53득점 16도루 타율 0.255 OPS 0.652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41경기에서 16안타 6타점 14득점 3도루 타율 0.211 OPS 0.544에 그치면서, 결국 주전 경쟁에서 밀려남과 동시에 입지가 급격하게 흔들리게 됐다.
지난해에는 성장통을 겪었지만, 잠재력 만큼은 확실히 갖고 있다는 평가. 이에 두산은 정철원을 내주면서까지 아마추어 시절부터 주목해왔던 김민석을 품에 안았다. 그리고 두산은 1차 스프링캠프에서 김민석의 하체를 고정시키고, 히팅 포인트를 앞으로 당기는 변화를 줬고, 이는 실전으로도 연결됐다.
김민석은 지난 1일 일본 미야자키현 소켄야구장에서 열린 오릭스 버팔로스와 구춘대회 맞대결 전까지는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는데, 1일 오릭스전에서 대수비로 투입 돼 만루에서 모든 주자를 쓸어담는 3타점 3루타를 폭발시키는 등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경기가 끝난 뒤 김민석은 "상대가 빠르게 승부할 것 같아서 노림수를 가졌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타격에서 몸쪽 높은 코스에 약점이 있었는데 이승엽 감독님과 박석민-이영수 타격코치님이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봐주셨고, 좋은 변화로 이어진 것 같다. 다시 신인이 되어 캠프를 치르고 있는 느낌이다. 나 자신부터 이겨야 경쟁에서도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그리고 좋은 흐름은 지난 2일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연결됐다. 1번, 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김민석은 첫 타석부터 2루타를 터뜨리는 등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폭주했고, 이번 구춘대회 4경기를 포함해 미야자키에서 열린 연습경기 7경기에서 6안타 4타점 2득점 타율 0.375 OPS 0.938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이승엽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선정한 캠프 MVP의 기쁨을 맛봤다.
MVP로 선정된 김민석은 "전혀 생각을 못해서 나랑 비슷한 이름의 선수가 있나 생각했다"며 "캠프 MVP 선정은 큰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 시범경기까지 지금의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모습이 시범경기까지 이어진다면, 두산의 외야 경쟁은 매우 치열해질 전망. 정수빈이 부동의 중견수를 맡고, 양의지가 '안방'을 지켜준다는 가정 하에 김재환 또는 제이크 케이브가 지명타자 역할을 수행한다면, 외야 한 자리는 김민석이 자리가 될 수도 있다. 이승엽 감독은 마무리캠프 때부터 '실력으로 선배들을 넘어서라'는 말을 자주 해왔던 만큼 충분히 기대감을 가져볼 만하다.
롯데에서는 꽃을 피우기엔 너무나도 짧았던 시간. 특히 지난해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한 단계 성장한 김민석이 이제는 '사직 아이돌'이 아닌 '잠실 아이돌'을 노린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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