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임기영(32, KIA 타이거즈)이 확 달라졌다. 예년과 투구 폼이 확연히 달라졌다.
임기영은 2024-2025 FA 시장에서 3년 15억원 계약을 맺었다. 사실 2023시즌 커리어하이를 찍었으나 2024시즌 초반 내복사근 부상, 시즌 중반 이후 부진 등으로 지난 겨울 가치가 다소 떨어졌다. 결국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못 들어갔다.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을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함께 하지 못하고 집에서 아내와 함께 울면서 바라봤다는 사연이 알려지기도 했다. 임기영은 아내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 10년 넘게 해온 자신의 야구에 대한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달라졌다. 곧바로 미국행을 결심했다. 이적생 조상우와 함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트레드 어슬레틱센터에 건너가 투구 매커닉을 점검했다.
그 결과 투구폼을 교정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5일 한화 이글스, 3일 KT 위즈와의 오키나와 연습경기를 보면 임기영의 투구 자세는 예년과 확연히 다르다. 일단 팔 스윙을 바꾼 것 같지는 않다. 여전히 팔 각도는 고유의 그것을 유지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하체에서 변화가 있었다는 얘기다.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의 중계방송을 통해 살펴보면 예년에는 몸이 주저앉아서 투구한다는 느낌이었지만, 최근 한화전, KT전에는 몸이 벌떡 일어나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결국 중심이동 과정에서 공을 놓을 때 무릎과 다리를 덜 굽히고 세운 상태를 유지한다는 의미다. 이러면 임기영은 사실상 사이드암이라고 하긴 어렵다. 스리쿼터 혹은 오버핸드스로와의 중간쯤이라고 봐야 한다. 결과적으로 팔 스윙하는 높이가 달라졌다. 그리고 임기영에게 잘 맞는 듯하다.
증거가 있다. KIA가 제공한 투구분석표에 따르면 한화전서 포심 최고 140km, KT전서 포심 최고 139km까지 나왔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임기영의 포심 평균구속이 2023년 137.2km, 2024년 134.3km였다. 그러나 오키나와에서 최고 140km에, 평균구속도 138km까지 나왔다. 이건 엄청난 변화다.
아무래도 투수가 포심의 구속과 구위가 올라오면, 투구내용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 주무기 체인지업과 커브도 점검했다. 체인지업의 경우 2023시즌에 이미 그립을 바꾸면서 낙폭을 키워 대성공했다. 포심의 위력이 강화되면서 체인지업도 2023시즌의 위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KIA 9시 야구는 마무리 정해영과 이적생 조상우, 작년 메인 셋업맨 전상현이 주축을 이룬다. 이들이 필승계투조의 핵심이다. 여기에 임기영이 곽도규, 이준영, 김대유, 김기훈, 유승철 등과 함께 선발투수 뒤에 대기해 허리를 이룬다. 8~9회 멤버들이 연투를 할 경우 누군가 그 자리를 메워야 한다. 경험이 풍부한 임기영은 1순위다.
임기영이 위력을 극대화하면 본인의 자존심도 세우고, KIA 불펜의 짜임새도 더욱 높아진다. 연습경기서 이렇게 안정적인 걸 보면, 오프시즌 준비를 그 누구보다 철저히 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FA 협상 과정에서도 다른 팀으로 갈 생각이 없었다. 그만큼 KIA에 대한 애정이 크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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