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박승환 기자]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이승엽 감독을 비롯한 두산 베어스 선수단은 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1차 호주 시드니, 2차 일본 미야자키 캠프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했다.
지난 2023시즌부터 두산의 지휘봉을 잡은 이승엽 감독의 임기는 올해가 마지막이다. 이승엽 감독은 사령탑으로 데뷔 첫 시즌 두산을 2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로 이끌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치며 2년 연속 가을 잔치 초대장을 손에 쥐었다. 하지만 2년 연속 두산이 원하는 결과는 손에 넣지 못했다.
2023시즌 두산은 포스트시즌에서 NC 다이노스에게 무릎을 꿇으며 가을 잔치를 단 1경기 만에 마쳤고, 지난해에는 와일드카드 제도가 도입된 이후 사상 처음으로 4위 팀이 5위에게 무릎을 꿇는 아픔을 겪었다. 그렇기 때문에 두산은 올해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오프시즌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지갑을 활짝 연 것은 아니지만, 두산의 전력은 분명 지난해보다 낫다. 일단 오재원에게 약물을 대리 처방받은 혐의로 2024시즌을 통째로 날리게 됐던 백업 자원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돌아왔고, 외국인 선수들까지 모두 갈아치웠다.
특히 외국인 투수들의 교체가 눈에 띈다. 두산은 총액 100만 달러의 '풀개런티' 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 통산 28승의 콜 어빈이라는 특급 에이스를 데려왔다. 그리고 영입 과정에서 메디컬 이슈로 조그마한 이슈가 발생했지만, 당초 두 번째 외국인 선발 투수로 고려하고 있던 잭 로그와도 총액 8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라울 알칸타라, 브랜든 와델, 시카라와 케이쇼, 조던 발라조빅까지 외국인 투수 4명에서 15승 밖에 합작하지 못한 것을 고려했을 때 어빈과 로그가 10승씩만 수확해 주더라도 지난해보다 최소 +5승을 더 쌓을 수 있다. 두산이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야구 사랑이 남다른 박정원 구단주는 지난달 미야카지 선마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이부 라이온스와 연습경기를 시찰한 뒤 주장 양의지에게 격려금을 전달하며 "4~5위를 하려고 야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해서 베어스다운 야구로 팬들에게 보답해주길 바란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많은 숙제를 안고 떠난 이번 두산의 스프링캠프는 어땠을까. 이승엽 감독은 "잘 마쳤다고 생각한다"며 "시즌 전부터 준비했던 것과 지난해 문제가 됐던 것을 비롯해 약점을 메운다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부족한 부분을 잘 채워서 왔다. 앞으로 개막까지 3주가 채 안 남았기 때문에 짧은 시간 동안 나머지 부분을 채워서 22일 개막에 들어갈 때는 완벽한 모습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캠프의 가장 큰 성과는 내야진이 어느 정도 갖춰졌다는 점이다. 두산은 스프링캠프 출발 전까지만 하더라도 내야의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사령탑은 "박준영을 항상 유격수로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몸이 건강하지 않다 보니, 시즌 중간에 바뀌는 경우가 있었다.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박준영이 유격수를 보는 것이다. 아직 걱정스럽지만,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몸에 이상이 없다면 박준영이 유격수로 시작한다"며 "강승호도 3루수에서 바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만족감도 큰 모양새였다. 사령탑은 "어빈은 조금 제구가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다. 본인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것이 제구인데, 공이 빠지는 경우가 있었다. 한국에서 컨디션 조절만 잘 한다면 100%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위는 다른 선수다. 어빈이 100% 퍼포먼스를 낼 수 있게 도울 것이고, 로그도 공의 변화가 심해서 까다로운 유형이다. 지금까지 실점도 없었다"며 "케이브는 타구의 질도 좋고, 본인의 의지가 있다. 그리고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80안타를 친 선수다. 개막에 맞춰서 몸을 끌어 올릴 것이라 생각하기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올해가 사령탑으로서 계약 마지막 해인 이승엽 감독은 박정원 구단주의 메시지에 대한 물음에 "프로라면 3~4등을 하려고 야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 우승을 목표로 뛰는 것은 당연하다. 주위에 평가가 아직까지는 좋지 않다고 하는데 글쎄, 우리팀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많은 준비를 했기 때문에 우리 팀을 쉽게 보면 안 된다"며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삼세번이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까지 과정을 잘 가져오고 있다. 결과를 위해서 열심히 할 것이고, 열심히 한 결과가 시즌을 마칠 때 나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인천공항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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