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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김혜성이 팀과 함께 도쿄로 가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미국 '다저스 네이션'은 4일(이하 한국시각) 도쿄시리즈 개막전 선발 라인업을 예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매체가 내다본 선발 라인업에 김혜성의 이름은 없었고, 선발로 출전할 가능성도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혜성은 이번 겨울 3+2년 2200만 달러(약 321억원)의 계약을 통해 다저스와 손을 잡았다. 3년 동안 1250만 달러(약 183억원)를 보장받고, 이후 다저스가 동행을 희망해 옵션을 실행할 경우 2년 동안 950만 달러(약 139억원)을 추가로 받는 계약이다. 그런데 지금의 상황이라면 옵션이 실행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저스는 김혜성과 계약을 맺은 뒤 3일 만에 주전 2루수였던 개빈 럭스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이는 다저스가 김혜성을 주전 2루수로 기용하겠다는 의미는 아니었지만, 김혜성에게는 분명 기분이 좋은 일이었다. 입단 당시에는 백업 유틸리티로 평가받았던 김혜성이 내친김에 주전 자리까지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된 까닭이다.
하지만 현재 김혜성이 처한 상황은 썩 좋지 않다. 김혜성은 KBO리그에서만 8시즌 동안 무려 1043개의 안타를 뽑아낼 정도로 정교한 컨택 능력이 강점인 선수인데, 다저스에 입단한 이후 타격폼을 완전히 뜯어고치기로 결정했다. 이는 다저스가 제안했지만, 김혜성 또한 KBO리그 시절부터 안고 있던 고민이었고, 흔쾌히 폼을 바꿔보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으로 폼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지만, 김혜성은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상체와 하체를 모두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혜성은 보다 빨리 새로운 폼에 적응하기 위해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쉴 틈 없이 타격 연습을 진행했다. 야외에서 단체 훈련이 끝난 뒤 대부분의 선수들이 언론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퇴근을 준비할 때에도 김혜성은 구단 시설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그런데 KBO리그보다 높은 수준의 메이저리그에 적응하는 것도 벅찬 상황에서 타격폼까지 바꾸게 된 탓일까. 김혜성은 시범경기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김혜성은 시범경기 2호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는 등 3득점 경기를 선보였다. 하지만 이튿날이었던 지난 3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다시 침묵하면서 타율은 0.118까지 떨어졌다.
이에 미국 복수 언론들은 김혜성이 도쿄시리즈 개막 로스터에 합류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MLB.com'은 4일 다저스의 도쿄시리즈 개막 로스터를 예상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김혜성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게다가 데이브 로버츠 감독 또한 이번 스프링캠프 기간 중 김혜성이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다저스 네이션'이 4일 다저스의 도쿄시리즈 개막전 선발 라인업을 예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일단 다저스의 올 시즌 1~4번 타순은 확정이 돼 있다. 로버츠 감독은 스프링캠프 초반 1번 오타니 쇼헤이, 2번 무키 베츠, 3번 프레디 프리먼, 4번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까지는 못을 박았다.
이에 다저스 네이션은 다저스가 도쿄시리즈 개막전에서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무키 베츠(유격수)-프레디 프리먼(1루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우익수)-맥스 먼시(3루수)-윌 스미스(포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앤디 파헤즈(중견수)-토미 에드먼(2루수)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김혜성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다저스 네이션'은 "여기서 가장 큰 예측은 김혜성이 개막전 명단에서 제외되는 대신 앤디 파헤즈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이라며 "컵스의 이마나가 쇼타가 개막전에 투구할 예정인데, 파헤즈는 지난해 좌완 투수 킬러였다. 파헤즈는 메이저리그에서 좌완을 상대로 .357/.396/.520을 기록 중"이라고 짚었다.
4일 기준으로 파헤즈의 시범경기 성적은 2안타 1홈런 OPS 0.611, 김혜성은 2안타 1홈런 OPS 0.544로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다저스 네이션'은 "컵스는 도쿄시리즈 2차전 선발로 저스틴 스틸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따라서 파헤즈가 두 경기 모두 선발로 출전할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높으며, 김혜성이 팀과 함께 도쿄로 가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내다봤다.
즉 김혜성이 도쿄시리즈에 함께 동행하더라도 선발 라인업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시선이다. 그래도 매체는 다저스가 김혜성에게 계속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저스 네이션'은 "김혜성은 일본에서 선발 라인업에 들지 못하더라도, 국내(미국) 개막전에는 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카멜백랜치에서 시간은 그 꿈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쿄시리즈 개막까지는 아직 2주의 시간이 남았지만, 이동 시간 등을 고려하면 김혜성이 '증명'할 시간은 열흘 남짓. 이 기간 안에 김혜성이 반전을 일으킬 수 있을까.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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