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뜨기 시작했다.
KIA 타이거즈 대기만성 스타 이우성(31)은 좋은 타자다. 덩치는 큰데 부드럽고 꽤 정교한 스윙을 구사한다. 2024시즌 112경기서 타율 0.288 9홈런 54타점 56득점 OPS 0.762를 기록했다. 최근 3년간 타율 0.292, 0.301, 0.288이었다.
이우성은 본격적으로 좌익수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2022년부터 중거리타자로 자리매김했다. 단, 이 기간 홈런은 18개였다. 지난 3년간 장타율도 0.375, 0.417, 0.401이었다. 나쁘지 않았지만, 좋은 수준은 아니었다.
그런데 최형우가 지난 1월 말 미국 어바인 스프링캠프로 떠나면서 이우성을 두고 “내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고. 우성이한테 물어보세요”라고 했다. 이우성이 타격 매커니즘에 수정을 가했다는 얘기다. 최형우가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었던 건 두 사람이 거의 매년 비활동기간에 함께 훈련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엔 괌에서 최원준, 류지혁(삼성 라이온즈)과 함께했다.
이우성이 최형우의 피드백을 받아가면서 뭔가 바꿨을 수 있다. 최형우는 타격장인답게 타격에 대한 주관이 확실하다. 기록을 떠나 자신만의 기준으로 잘 치는 타자 리스트가 있다고 할 정도였다. 클러치능력, 장타력이 탁월한 최형우가 분명히 이우성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우성은 오키나와 시리즈 5경기서 확실히 달라졌다. 4경기서 10타수 5안타 타율 0.500 1홈런 3타점 2득점 OPS 1.400을 기록했다. 사실 표본이 적은 이 기록은 큰 의미는 없다. 중요한 건 이우성의 타구가 외야로 꽤 뻗어 나갔다는 점이다.
이우성은 지난달 22일 히로시마전서는 3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외야로 타구를 못 보냈다. 지난달 25일 한화 이글스전서도 안타 1개를 기록했으나 3유간을 가르는 낮은 탄도의 타구였다. 그러나 2일 삼성전의 경우 4회 무사 1,2루서 선제 좌중간 적시타를 날릴 때 타구가 가볍게 외야로 떴다.
그리고 이우성은 6회 시원하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렸다. 매우 잘 맞은 타구였다. 3일 KT전 2회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서 소형준을 상대로 상당히 높은 발사각으로 좌월 솔로포를 뽑아냈다. 둘 다 이상적인 타격이었다.
그렇다고 의식적으로 타구를 띄우는 건 아니다. 한화전 좌전안타나 KT전 중전안타 모두 평소처럼 가볍게 받아쳤다. 총알 같이 잘 맞은 타구였다. 의식적으로 퍼올리지 않지만, 띄을 수 있을 때는 가볍게 띄우는 것으로 보인다.
이우성은 구단이 선정한 스프링캠프 MVP 중 한 명이다. 타율 5할, 홈런 1개가 중요한 게 아니다. 작년 후반기 부진을 털어내고 잘 맞은 타구들이, 그리고 외야로 힘 있게 뜬 타구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게 중요하다.
2년만에 외야수로 돌아왔다. 이우성이 올해 장타력을 늘려 하위타선의 뇌관이 될까. 이범호 감독은 작년에 이우성이 향후 시즌 홈런 15개 정도는 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한 적이 있었다. 6~7번 타순에서 시즌 15홈런만 쳐준다면 KIA는 더 이상 이우성에게 바랄 게 없을 것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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