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KBO는 2025시즌부터 정식으로 피치클락을 도입한다. 본격적인 시즌 돌입에 앞서 김광현(SSG 랜더스)이 KBO를 향해 메시지를 남겼다.
2023시즌 종료 후 KBO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Automatic Ball-Strike System·ABS)와 더불어 피치클락 제도를 도입하려 했다. 선수들의 적응과 피치컴 전파 인증 등 문제가 맞물리며 KBO는 피치클락 정식 도입을 2025년으로 미뤘다. 올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피치클락 시대가 열리는 것.
KBO의 피치클락은 메이저리그보다는 여유가 있다. 메이저리그는 주자 없을 때 15초, 주자 있을 때 18초를 적용하지만, KBO는 주자 없을 시 20초, 주자 있을 시 25초 안에 투구를 마치면 된다. 투구판 이탈 제한 역시 메이저리그(2회), 대만프로야구(3회)와 달리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타석당 타자의 타임아웃 횟수는 2회까지 허용한다.
피치클락에 대한 김광현의 생각은 어떨까. 지난달 28일 김광현은 "저는 워낙 빨리 공을 던지는 투수기 때문에 항상 템포는 빨리빨리 가져갈 생각"이라며 "이제 조금 빨리 (투구를) 하다 보면 숨이 차더라. 그래서 한두 번 정도는 위반하지 않을까"라고 농담을 건넸다.
이어 "투 스트라이크 잡고 한 번 볼 정도는 괜찮지 않나. 꼭 위반하겠다는 생각은 아니다. 그래도 숨이 찰 때는 조금 한 번씩 쉬어갈 수 있다. 적극적으로 코치님과 포수랑 이야기해서 적극적으로 타임을 요소요소에 쓸 생각"이라고 했다.
다만 김광현은 아직 피치클락 제도를 더욱 다듬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광현은 "저는 템포가 워낙 빠른 편에 속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 저는 괜찮은데 이제 야수들, 특히 외야수 같은 경우는 파울이 났을 때 갔다 와서 돌아오는 시간에 숨이 찬다. 야수들은 매일 경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한 번 뛰어갔다가 돌아오는 시간을 제가 기다려줘야 된다. 투수가 공을 잘 던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야수들 시간을 좀 벌어줘야 한다. 그런 부분을 KBO에서 양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힘든 와중에 어떻게 허슬 플레이가 나오고 좋은 경기력이 나오겠나. 볼 데드가 됐을 때 그런 부분을 확실하게 피치클락을 체크를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KBO 2024 리그규정에 따르면 피치클락은 "투수가 공을 소유하고, 홈 플레이트 주위의 흙으로 뒤덮인 원(이하 '더트써클') 내에 포수와 타자가 위치했을 때 시작"된다. 또한 "인플레이 상황인 타석의 각 투구 이후, 투수가 공을 소유하고, 포수와 타자가 더트써클 안에 위치하고, 플레이를 시작할 준비가 되었을 때 계측이 시작된다"고 되어 있다. 예를 들어 파울이 나왔을 때 모든 주자가 점유했던 베이스로 귀루하고, 투수가 공을 잡고 포수와 타자가 자리를 잡으면 계측이 시작되는 것.
그러나 김광현은 피치클락의 계측 시점이 명확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김광현은 "작년에 제가 걸렸던 이유가 그런 부분이었다. 작년에 경고 위반을 몇 번 했는데 그런 부분이 좀 많이 걸린다. 삼진을 먹고 한 바퀴 돌려서 공을 받았을 때 벌써 3초밖에 안 남더더라. 그런 경우가 많이 생겼다. 저는 3초밖에 안 남으면 바로 던진다. 사인받을 시간도 없다"고 했다.
김광현은 "파울이 났을 때 제가 공을 받고 심판이 플레이볼을 했을 때 (피치클락을) 시작을 한다든지, 그런 부분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김광현의 말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피치클락의 계측 시점이 명확하지 않았다.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이미 시간이 흐르고 있어서 급하게 공을 던져야 했던 상황이 존재한다. 심판이 명확한 시작 사인을 줬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또한 야수들의 체력과 경기력을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는 8일부터 시범경기가 시작되고 본격적으로 피치클락이 가동된다. ABS도 도입 초반 엄청난 논란을 겪었다. 피치클락은 이와 달리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까. KBO는 김광현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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